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1993년부터 명품 고악기를 구입해왔다. 장래가 촉망되는 젊은 연주자들이 값비싼 악기에 대한 걱정 없이 오직 연주에만 몰두할 수 있도록 악기를 무상으로 임대해 준다. 지금까지 바이올리니스트 고(故) 권혁주, 클라라 주미 강, 김봄소리, 임지영, 첼리스트 김민지, 피아니스트 손열음 등 총 38명에 이르는 연주자가 금호악기은행 악기를 사용했다. 이번에 시행되는 금호악기은행 오디션은 바이올린 몬타냐냐(Montagnana, 1740년 제작) 한 점과 첼로 마치니(Maggini, 1600년 제작) 한 점을 대상으로 진행한다.
금호아시아나문화재단은 이같이 다양한 방식으로 문화예술 분야 영재 발굴에 꾸준히 앞장서 왔다. 이 재단은 1977년 금호그룹이 2억원을 출자해 장학재단으로 출발했다. 재단의 설립 취지인 ‘영재는 기르고, 문화는 가꾸고’라는 모토에는 영재 집중 발굴과 육성 의지가 나타나 있다. ‘한국 클래식 음악계의 미래가 차세대 음악 영재의 발굴과 육성에 달려 있다’는 신념으로 지금까지 1850여 명의 인재를 배출했다. 이를 통해 한국 클래식 음악의 대표적인 등용문으로 자리잡았다.
음악 영재는 ‘금호콘서트 오디션’을 통해 선발하고 있다. 매년 두 차례 열리는 오디션은 어린 음악가들의 테크닉과 음악성, 장래성 및 한 시간 이상의 독주 무대 가능 여부 등을 평가한다. 피아니스트 김선욱 손열음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 양인모, 첼리스트 문태국, 플루티스트 조성현 등 국내외에서 활발하게 활동하는 음악인들이 이를 통해 발굴됐다. 영재로 선발된 이후 이들은 매주 토요일 금호아트홀 연세에서 열리는 ‘금호영재콘서트’, ‘금호 영아티스트·영체임버 콘서트’의 주인공으로 무대에 서 왔다.
금호 콘서트 이후에도 각 시기에 맞춰 필요한 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외 공연장·단체와의 연주 기회 제공, 해외 데뷔 무대 지원, ‘아름다운목요일’ 초청 연주자인 음악 대가들의 마스터 클래스 제공 등의 혜택이 주어진다.
올해부터 새로 운영 중인 클래식 음악 전용홀 ‘금호아트홀 연세’ 안 리허설룸도 금호영재 출신 음악가들에게 무료로 개방하고 있다. 금호아트홀 연세에는 대형 리허설을 할 수 있는 스튜디오와 최고급 피아노인 스타인웨이를 갖춘 리허설룸, 실내악 연습에 적합한 리허설룸 등이 다양하게 구비돼 있다.
젊은 음악가와 손잡고 그들의 음악세계를 심층적으로 소개하는 ‘금호아트홀 상주음악가’ 제도도 2013년부터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피아니스트 김다솔과 선우예권, 바이올리니스트 박혜윤·조진주·양인모, 첼리스트 문태국 등 젊은 음악가들이 국내 무대에 성공적으로 소개되고 보다 넓은 상업적 연주 활동의 발판을 다졌다. 올해의 상주음악가로는 피아니스트 박종해가 선발됐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