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한결의 중동은지금] 이란 핵협정 '인공호흡'…"중수로 설계변경 계속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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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중수로 연구·의료용 개조 계속 추진"
"유럽국 호르무즈 해협 호위 동맹체 계획은 도발…자제해야"
"유럽국 호르무즈 해협 호위 동맹체 계획은 도발…자제해야"
미국을 제외한 이란핵협정 당사국이 이란핵협정을 일단 지속해야 한다는 데에 합의했다. 이란은 당초 핵협정 준수 범위 축소 3단계 조치로 거론된 중수로 설계 변경 취소를 하지 않기로 했다.
29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이란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 등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차관급 비공개 회담을 열고 이란핵협정 관련 논의를 벌이고 이란핵협정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에 합의했다. 지난해 5월 이란핵협정에서 돌연 탈퇴한 미국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이란은 이란핵협정에 따라 추진 중인 아라크 원자로 설계 변경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란은 아라크 원자로를 의료·연구용으로 재설계해 개조하고 있다. 이 중수로가 재처리 시설을 갖출 경우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서방 국가들의 우려에 따른 조치다. 이란은 2016년 미국과 중국의 도움을 받아 아라크 원자로 노심을 제거했다. 이후 영국, 중국과 함께 원자로 설계 변경을 통한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회담 종료 후 “현재 남아있는 이란핵협정 당사국은 이란핵협정을 보전하고 갈등 고조를 막아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며 “각 측은 이란에 있는 포르도와 아라크 핵시설에 대한 이란핵협정 준수 조치를 지속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을 제외한 이란핵협정 당사국은 또 조만간 관련 장관급 회담도 개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논의가 잘 이뤄졌다”며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미국을 제외한) 모든 당사국은 협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푸충 중국 대표단 단장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이 이뤄졌다”며 “각 참석자 모두가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 조치에 대해선 강경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이날 이란 원자력청도 중수로 설계 변경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이날 이란 의회에서 “이란핵협정에 따른 아라크 원자로 설계 변경은 현재 진행 중”이라며 “설계 변경 등을 거친 후 재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영국과 이란은 각각 상대국 국적 유조선을 억류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등의 이란 유조선 억류는 이란핵협정 위반이라는 것이 이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란핵협정에 따르면 이란에 경제적 지원책을 제공해야 하는 영국이 이란의 석유 수출을 방해했다는 얘기다.
빈에서 열린 차관급 회담 중에도 영국과 이란 대표가 각각 유조선 억류 문제를 놓고 서로에게 항의해 분위기가 한때 얼어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 국가들이 해군 연합체를 구성해 페르시아 만에 파견한다는 계획은 매우 적대적인 메시지이며, 이란에 대한 도발이라 역내 긴장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영국은 배를 도적질하는 범죄를 멈춰야 하고, 만일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선의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29일 알자지라 등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이란을 비롯해 프랑스, 영국, 독일, 중국, 러시아, 유럽연합(EU) 등은 오스트리아 빈에서 차관급 비공개 회담을 열고 이란핵협정 관련 논의를 벌이고 이란핵협정을 지속해야 한다는 데에 합의했다. 지난해 5월 이란핵협정에서 돌연 탈퇴한 미국 측은 참석하지 않았다.
이날 회의에서 이란은 이란핵협정에 따라 추진 중인 아라크 원자로 설계 변경을 계속 추진하기로 했다. 이란은 아라크 원자로를 의료·연구용으로 재설계해 개조하고 있다. 이 중수로가 재처리 시설을 갖출 경우 핵무기 제조용 플루토늄을 생산할 수 있다는 서방 국가들의 우려에 따른 조치다. 이란은 2016년 미국과 중국의 도움을 받아 아라크 원자로 노심을 제거했다. 이후 영국, 중국과 함께 원자로 설계 변경을 통한 현대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러시아 외무부는 회담 종료 후 “현재 남아있는 이란핵협정 당사국은 이란핵협정을 보전하고 갈등 고조를 막아야 한다는 데에 의견을 함께 했다”며 “각 측은 이란에 있는 포르도와 아라크 핵시설에 대한 이란핵협정 준수 조치를 지속하기로 했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국을 제외한 이란핵협정 당사국은 또 조만간 관련 장관급 회담도 개최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일정은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회담 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건설적인 분위기에서 논의가 잘 이뤄졌다”며 “모든 문제를 해결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미국을 제외한) 모든 당사국은 협정을 유지하고자 하는 마음이 크다”고 말했다. 푸충 중국 대표단 단장은 “전반적으로 우호적인 분위기에서 회담이 이뤄졌다”며 “각 참석자 모두가 미국의 일방적인 제재 조치에 대해선 강경히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했다.
이날 이란 원자력청도 중수로 설계 변경 프로젝트가 계속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알리 아크바르 살레히 이란 원자력청장은 이날 이란 의회에서 “이란핵협정에 따른 아라크 원자로 설계 변경은 현재 진행 중”이라며 “설계 변경 등을 거친 후 재가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은 이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선 강경한 입장을 보였다. 영국과 이란은 각각 상대국 국적 유조선을 억류하고 있다. 압바스 아락치 이란 외무차관은 이란 국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영국 등의 이란 유조선 억류는 이란핵협정 위반이라는 것이 이란의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란핵협정에 따르면 이란에 경제적 지원책을 제공해야 하는 영국이 이란의 석유 수출을 방해했다는 얘기다.
빈에서 열린 차관급 회담 중에도 영국과 이란 대표가 각각 유조선 억류 문제를 놓고 서로에게 항의해 분위기가 한때 얼어붙은 것으로 알려졌다.
알리 라비에이 이란 정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유럽 국가들이 해군 연합체를 구성해 페르시아 만에 파견한다는 계획은 매우 적대적인 메시지이며, 이란에 대한 도발이라 역내 긴장을 높일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이어 “영국은 배를 도적질하는 범죄를 멈춰야 하고, 만일 그렇게 한다면 우리도 선의에 기반한 결정을 내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