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수출규제 철회…한국은 소재 국내개발 지원 강화해야"
52개 지자체, 서대문형무소에서 '일본제품 불매' 동참 선언
전국 각지의 기초지방자치단체장들이 일제강점기를 상징하는 장소에 모여 일본의 한국 수출 규제를 규탄했다.

서울 서대문구 등 전국 52개 지방정부로 구성된 '일본 수출규제 공동대응 지방정부 연합'(이하 지방정부 연합)은 30일 오전 서울 서대문형무소역사관에서 일본 수출규제 조치 규탄대회를 열었다.

지방정부 연합은 "일본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는 우리나라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맞서 자행된 명백한 경제보복 행위"라며 "정부 차원의 강력한 대응은 물론 지방정부를 비롯한 각계각층이 하나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일본 정부는 부당한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우리 정부는 WTO 제소와 소재개발 예산지원에 그칠 것이 아니라 해외 의존도가 높은 소재의 국내개발 지원 등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지방정부 차원에서는 시민들의 일본제품 불매운동과 일본 여행 보이콧 등 생활 실천 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지하고 동참하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전국 기초지자체 226곳이 동참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일본 지방정부와 자매우호도시 관계를 맺은 지자체는 215개인데 교류를 중단하지는 않겠지만, 공무상 일본 방문은 중단하겠다는 입장을 지난번 전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에서 밝힌 바 있다"고 설명했다.

또 "관광객에 관한 한 한국에서는 일본에 가지 않는 운동을 펼치지만, 일본 관광객이 오는 것을 막지는 않는다"며 "그런 부분은 항상 선의로, 민간 차원에서는 잘 교류하겠다"고 덧붙였다.

문석진 서대문구청장은 "한일 양국 간의 신뢰와 국제 무역질서를 깨뜨린 일본 정부의 부당함을 강력히 규탄하기 위해 전국의 지방정부들이 함께 힘을 모으게 됐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문 구청장은 "선열들의 독립 염원이 깃든 형무소역사관에서 성명을 발표하게 된 것을 더욱 뜻깊게 생각하며 오늘 우리의 목소리가 널리 퍼져 일본 정부의 진정한 사과를 불러일으키는 단초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대문형무소역사관은 1908년 일제가 경성감옥이라는 이름으로 만들었다.

3·1운동으로 잡혀 온 유관순 열사가 숨을 거두는 등 수많은 독립운동가가 고초를 겪은 현장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