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경환 수원지검장 퇴임…"사법의 본질은 '듣는' 일"

24년간 몸담았던 검찰 떠나…퇴임사 말미에 눈물

차경환 수원지검장(50·사법연수원 22기)이 30일 24년간 몸담았던 검찰 조직을 떠났다.

차 검사장은 이날 오전 경기 수원시 수원검찰청사에서 열린 퇴임식에서 "저를 과분하게 응원해주고 보살펴 준 여러분에게 이루 말로 다 못할 감사한 마음을 품고 작별을 고한다"고 말했다.

이어 "1996년 검사로 임관해 내가 검사의 직을 앞으로 계속 감당할 수나 있을 것인지 고민하면서 지새웠던 밤들의 기억이 너무나 생생하다"며 "그런데 어느새 24년이 지나 검사장이라는 막중한 직책까지 겁도 없이 맡아 짊어지고 있다가 이제야 그 짐을 내려놓는다"고 전했다.

차 검사장은 "검사로서 마지막 시간에 서서 되돌아보니 '왜 좀 더 성의를 다해 듣지 못했을까'하는 후회가 밀려온다"며 "사법의 본질은 증거를 찾거나 만드는 일에 앞서 시비를 가리려 '듣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진실에 다가서기 위해 더 들을 수 있고 또 더 들어야만 하는 지혜로운 길을 찾아, 그리고 검사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를 공감하게 되면 그 길을 거침없이 걸어갈 용기와 힘도 자연스레 얻게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차 검사장은 퇴임사 말미에 만해 한용운의 시 '인연설'의 한 구절을 인용해 작별 인사를 하다가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퇴임식에는 차 검사장과 개인적으로 연을 맺고 있는 영화배우이자 감독인 박중훈(53) 씨가 참석해 차 검사장의 건승을 기원하기도 했다.

서울 출신인 차 검사장은 단대부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다.

차 검사장은 1993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한 뒤 1996년 서울지검에서 검사로서 첫발을 내디딘 뒤 미국 LA 총영사관 법무 협력관, 대검 정책기획과장, 법무부 대변인, 대검 기획조정부장 등을 지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