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과 마크란 해역 일대.  구글지도
호르무즈 해협과 마크란 해역 일대. 구글지도
이란과 러시아가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해군 합동 훈련을 벌이기로 했다. 미국과 영국이 각각 이란으로부터 일대 민간 선박을 호위하겠다며 군함 파견 계획을 추진하고 있어 역내 긴장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타임즈에 따르면 호세인 한자니 이란 해군 사령관은 이날 이란 국영 IRNA통신에 “이란과 러시아가 연내 페르시아만과 인도양에서 해군 합동 훈련을 하기로 합의했다”며 “호르무즈 해협, 마크란 해역 인근 등 일대 요충지에서 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잇는 길목이다. 마크란 해역은 인도양 북부로 오만만과 아라비아해 사이에 있다.

이란 현지 언론들에 따르면 이 훈련은 내년 초께 열릴 전망이다. 한자니 사령관이 언급한 이란력 기준 올해 말이 통상 달력상 2~3월 중이라서다.

이날 한자니 사령관은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러시아 해군의 날’ 기념식에 이란 해군 대표단을 이끌고 참석했다. 이란과 러시아는 같은날 양국간 군사 협력을 확대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일각에선 이란과 러시아간 해군 합동훈련이 호르무즈 해협 일대 긴장을 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세계 원유 주요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두고 이란, 미국, 유럽 등이 서로 신경전을 벌이는 중이라 자칫 각국간 ‘연합 세력 다툼’으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미국은 일대에 미국이 주도하는 다국적 방위 연합체인 ‘센티넬’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영국은 유럽이 주도하는 민간 선박 호위 연합체가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란은 이런 움직임에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8일 “일대에 외국 병력을 늘리는 것은 안보엔 전혀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역내 긴장만 높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