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극우만 바라보며 나날이 쪼그라들어", 장제원 "개혁노선 표방해야"
일부 비박계 "은인자중 세력 일어날 것"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의 리더십을 겨냥한 당내 비박(비박근혜)계의 공개 비판이 잇따르고 있다.

익명이 아닌 실명으로 내년 4월 총선 공천권을 쥔 당 대표를 겨냥한 것 자체가 현 지도체제에 대한 불만을 보여준다.

이는 언제든 해묵은 계파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일단 공개 비판의 선봉에 홍준표 전 대표와 장제원 의원이 선 모양새다.

사실상 황 대표가 이끄는 한국당이 친박(친박근혜)계, 극우보수에 치우쳐 확장력을 잃고 있다는 게 이들의 주장이다.

홍 전 대표는 30일 페이스북 글에서 "모든 기득권을 내려놓고 모두가 힘을 합쳐 '보수빅텐트'를 만들어도 좌파 연합을 이기기 어려운 판"이라며 "그런데도 한국당이 극우만 바라보며 나날이 '도로친박당'으로 쪼그라들고 있으니, 국민들이 점점 외면할 수밖에 없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비박계 재선인 장제원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당의 노선과 좌표가 명확하지 않으니 과거 세력들의 '반동'이 강하게 일어나면서 '구체제의 부활'이 가능할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킨다"고 쓴소리를 했다.

'과거 세력'과 '구체제의 부활'은 그동안 당을 장악해온 친박계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 의원은 "'문재인 정권에 대한 욕만 잘하는 정당'이 아니라, 선명하게 '개혁노선'을 표방해야 한다.

변화하지 않는 보수는 '수구'일 뿐"이라며 "확실한 '브랜드 이미지'가 없는데 물건이 팔리겠느냐"고 쏘아붙였다.

한국당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보수 대통합'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당내 노선투쟁이 불거질 수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또한 비박계 삼선 의원인 김세연 의원은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지지율 하락세의 원인 중 도로친박당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 "당내 분란 원인을 제공하는 것처럼 비칠 수 있어 딱 잘라 말하기 어렵다"면서도 "딱히 부인하기는 어려운 것 같다.

여러가지 우려되는 점들이 있다"고 말했다.

황교안 체제 출범 이후 주요 국회직과 당직이 친박계로 쏠리고, 최근 우리공화당과의 '연합공천' 등 선거연대설까지 불거지면서 위기감을 느낀 비박계에서 심상치 않은 기류가 형성되는 것 아니냐는 말도 있다.

한 비박계 중진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그동안 은인자중했던 의원들이 들고 있어 날 수도 있다"며 "당 지도부는 유승민·안철수와 손을 잡을지, 조원진과 손을 잡을지를 놓고 한국당이 선택에 기로에 놓였다.

바른미래당과 손을 잡으려면 우리공화당 세력은 버려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당 비박계, '黃 리더십' 공개 비판…"도로친박당 가나"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