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이후 팀 타율·홈런·장타율·OPS 모두 최하위
문제는 무기력 타선, 롯데 새 공인구에 길을 잃었다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현재 가장 큰 문제점은 타격이다.

롯데는 26∼28일 홈인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SK 와이번스와의 후반기 첫 3연전에서 싹쓸이 패배를 당했다.

최하위와 1위의 맞대결이었으니 전력 차이가 어느 정도 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고려한다고 하더라도 타격에서 수준 차이가 너무나 컸다.

롯데는 SK의 1∼3선발인 김광현, 헨리 소사, 앙헬 산체스를 상대로 20이닝 동안 도합 2점만을 뽑는 데 그쳤다.

김광현에게는 5회까지 단 1안타만을 치는 데 그쳤고, 소사와 산체스에게는 나란히 7이닝 동안 산발 4안타로 단 한 점도 얻지 못했다.

김광현, 소사, 산체스를 상대로 롯데가 뽑아낸 안타 10개 중에서 장타는 1개뿐이었다.

롯데는 어쩌다 안타를 치고, 또 어쩌다 볼넷을 얻어냈다.

막판 추격전이 펼쳐진 1차전을 제외하고 홈팬들은 어느 시점에서 응원해야 할지 알지 못했다.

29일 현재 롯데의 팀 타율은 0.255로 리그 9위다.

하지만 6월 이후로는 0.236으로 리그에서 가장 낮다.

7월 이후 팀 타율은 0.223으로 더 떨어진다.

팀 타율뿐만 아니라 장타도 폭락했다.

롯데는 7월 이후 팀 홈런이 8개로 리그에서 유일하게 한 자릿수다.

2루타도 21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장타율은 0.317로 힘겹게 3할대를 넘겼고, OPS(출루율+장타율)는 0.603으로 6할대를 턱걸이했다.

두 수치 모두 리그 최하위다.

롯데 성적 추락의 배경으로 너나없이 폭투와 실책을 꼽지만, 실제 가장 큰 원인은 무기력한 공격력이다.

롯데는 7월 16경기에서 경기당 2.75점을 얻는 데 그쳤다.

한 경기에서 3점도 내기 어려운 득점력으로 승리를 바랄 수는 없는 노릇이다.

매 경기가 박빙으로 펼쳐지니 결정적인 고비에서 나오는 폭투와 실책이 더 커 보이는 것일 뿐이다.

롯데는 공인구 변화라는 달라진 환경에 전혀 적응하지 못하고 순위가 곤두박질쳤다.

롯데는 팀 타선에서 파워 히터가 전무하다.

팀 공격을 이끄는 이대호, 손아섭, 전준우, 민병헌은 거포라기보다는 교타자에 가깝다.

외국인 타자 제이컵 윌슨 역시 마찬가지다.

공인구 변화로 예전 같으면 펜스를 살짝 넘어가거나 외야수 키를 넘기는 장타로 연결될 타구가 죄다 잡히고 있다.

여기에 무더워진 날씨로 주축 선수들의 체력까지 떨어지면서 롯데는 장타가 이제 가물에 콩 나듯 하고 있다.

기동력이라는 무기도 없는 롯데는 안타 3개로 1점을 뽑는 야구를 하고 있다.

롯데의 올 시즌 팀 도루는 53개로 리그에서 가장 적다.

공격에서 해법을 찾지 못한 롯데는 결국 전반기를 마치고 양상문 감독과 이윤원 단장이 모두 물러나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양 감독의 사퇴로 지휘봉을 물려받은 공필성 감독대행은 후반기를 맞아 변화에 대한 적응력이 떨어지는 베테랑의 활용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추세가 계속 이어진다면 롯데는 달라진 공인구로 인해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구단으로 기록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