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까지 각종 다자·양자회의 계기에 '日조치 부당성' 집중 부각
한일 외교회담 내일 개최 가능성…한미일 3자회동도 추진·미국 역할 주목
강경화, ARF 참석차 방콕으로 출국…"日조치 부당성 알릴 것"(종합)
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태국 방콕에서 열리는 아세안(ASEAN·동남아시아국가연합) 관련 연쇄 외교장관 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31일 오전 출국했다.

강 장관은 다음 달 1일 한국-아세안 외교장관회의, 2일 아세안+3(한국·중국·일본) 외교장관회의, 3일 한국-메콩 외교장관회의에 각각 참석해 한국 정부가 추진하는 신남방정책의 핵심축인 아세안과 협력방안을 논의한다.

아울러 다음 달 2일 열리는 동아시아정상회의(EAS) 외교장관회의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외교장관회의에서 한반도 정세를 포함한 지역정세·국제정세 등에 대해 의견을 교환한다.

이중 ARF는 한국과 북한,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아세안 10개국 등 총 아태 지역 27개국이 참여하는 회의체로, 북핵 문제와 남중국해 문제, 사이버 안보 등 역내 주요 안보이슈들이 폭넓게 논의된다.

한국은 통상 ARF에서 북핵 문제를 비롯한 한반도 정세와 관련해 정부의 입장을 설명하고 공감대를 넓히는 데 주안점을 뒀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외교부는 이번 회의에서 일본의 대(對)한국 수출규제 강화와 화이트리스트 제외 추진 등 보복성 조치가 품고 있는 문제점을 각국에 알리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일본의 수출규제 강화 조치의 부당함을 겨냥, 자유무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을 5개 다자회의에서 채택할 의장 성명에 반영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강 장관은 출국전 인천공항에서 기자들과 만나 "(일본의) 이런 규제조치가 부당함을 분명히 지적하고 이러한 조치가 중단돼야 한다고 분명히 일본에 대해서는 물론 ARF에 참석하는 여러 외교장관들, 국제사회에 대해서 분명히 알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일본도 여러 계기에 자국 입장을 설명할 것으로 보여 한일 간에 치열한 외교전이 전개될 수도 있다.

강 장관은 태국 방문 기간 미국, 일본 등 8개국 안팎의 나라들과 외교장관회담도 추진하고 있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의 회담은 확정적이며,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의 회담도 구체적인 일정을 조율하는 단계여서 성사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강경화, ARF 참석차 방콕으로 출국…"日조치 부당성 알릴 것"(종합)
한일 외교장관회담이 성사된다면 일본 정부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에 불만을 품고 지난 4일 반도체 소재 대 한국 수출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보복성 조치를 단행한 이후로 양국 외교수장이 처음 얼굴을 마주하는 것이 된다.

회담은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각의에서 처리할 것으로 알려진 내달 2일 직전인 1일에 열릴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강 장관은 회담이 열리면 고노 외무상에게 수출규제 조치를 즉각 철회하고 '화이트 리스트' 대상에서 제외하는 작업도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할 것으로 보이지만, 일본의 방침에 변화가 있을 가능성은 적다는 게 대체적인 관측이다.

그러나 양국 외교장관 간 소통이 재개된다는 점에서 꼬일 대로 꼬인 양국관계를 푸는 실마리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가 나온다.

특히 미국이 ARF기간 한일 갈등완화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수행할 가능성도 있다.

미국은 한국과 일본에 협상시간을 벌기 위해 외교적 분쟁을 중지하는 협정에 서명하는 방안을 검토할 것을 촉구했다고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가 기자들에게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한미일은 1일이나 2일 3자 외교장관회담도 개최할 전망이어서 이 계기에 관련 논의가 진행될 가능성도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방콕으로 향하는 비행기 안에서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장관을 만나고 고노 외무상을 만날 것"이라며 "그리고 나서 두 사람을 함께 만나서 그들이 앞으로 나아갈 길을 찾도록 장려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북한은 예년과 달리 이번 회의에 외무상이 참석하지 않아 북미 간 의미 있는 접촉이 이뤄지지는 않을 전망이다.

강경화, ARF 참석차 방콕으로 출국…"日조치 부당성 알릴 것"(종합)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