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수출규제 한달…'백색 횡포' 앞두고 韓 대응역량 총결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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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일 백색국가서 한국 제외하나…한일 파국 막기 美 중재 '기대'
추가 조치시 1천100여개 품목 영향…업계, 비상경영 돌입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한 지 1일로써 한 달이 됐다.
그사이 한국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다양한 방식과 채널을 통해 고위급 만남을 가지자고 요청했지만, 일본은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결국 한일 간 제대로 된 협의나 논의도 없이 일본이 2일 우방국(백색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다만 1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일 외교장관 간 만남이 예정돼 있고 미국이 중재안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변화의 기류도 감지된다.
만약 일본이 그대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면 한일 양국 산업이 치명타를 입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비롯해 민관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 日, 수출규제 '기습발표'…근거 대지 못하고 대화 회피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1일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등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했다.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는 지난달 4일부터 바로 시행했고, 개정안은 같은 달 24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친 뒤 각의(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각의 개최일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현재로선 2일 개최 가능성이 가장 크다.
경제산업성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할 당시 "(양국 간 신뢰 관계가 현저히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적 보복이라는 것이 이번 조치의 진짜 배경으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왜 이런 조치를 취했는지 구체적인 근거를 대지 못하는 일본의 태도가 이 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 초기 대북제재 위반 때문이라는 뉘앙스를 흘렸지만, 그 후 한국의 수출통제제도인 캐치올(Catch all) 규제가 미흡하다거나 한일 국장급 협의가 수년간 열리지 못했다는 식으로 이유를 계속 바꿨다.
수출규제 문제를 두고 양국이 한자리에 앉은 것은 지난달 12일 실무자(과장)급 양자협의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일본이 고위급 만남을 거부하고 '협의'가 아닌 '설명회'라고 그 성격을 깎아내리는 바람에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한국 정부는 최소 6차례에 걸쳐 일본에 고위급 만남을 통해 대화로 문제를 풀자고 공식 제안했다.
지난달 2일 수출통제 당국 간 정보교환 및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12일 양국 수출통제제도를 국제기구에서 검증받자고 제안했고 16일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화를 제의했다.
19일과 23일, 26일에도 산업부 이호현 무역정책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자고 요청했다.
특히 김 실장은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일본에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일본은 구체적인 이유나 설명 없이 이를 거부했다.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1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만난다.
강 장관은 "양국 관계에 파국 상태가 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일이나 2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까지 포함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동이 열릴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수출규제와 징용배상 판결 등을 둘러싸고 대립이 격화하는 한일 양국에 사태 악화를 피하기 위해 자제를 촉구하며 '중재안'을 제시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이) 일본에는 수출규제 강화 '제2탄'을 진행하지 않을 것, 한국에는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것을 각각 촉구하고, (한미일) 3국이 수출규제에 관한 협의의 틀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번 만남에서 성과가 있다면 각의가 미뤄지거나 아예 개정안이 부결될 수 있다. ◇ 비상체제 돌입한 업계…양국 산업 '치명타' 입을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는 '고난의 한 달'을 지냈다.
규제 대상이 된 3개 품목은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소재이지만, 일본산 수입 비중이 최고 94%에 달할 만큼 대일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용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올해 1∼5월 1천296만달러 어치를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일본산이 93.7%에 달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에서 모두 사용하는 리지스트는 같은 기간 수입액 1억1천266만달러 가운데 91.9%가 일본산이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필수적인 에칭가스는 중국산 수입이 3천3만달러로 전체(6천479만달러)의 46.3%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나 일본산도 2천844만달러(43.9%)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 업계의 급박한 사정을 보여주듯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 사흘만인 지난달 7일 일본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출장을 통해 '긴급 물량'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한 불은 껐지만,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진다.
규제 대상이 3개 품목에서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전 산업의 1천100여개 품목으로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전기차, 정보통신기술(ICT)과 대일 의존도가 높은 화학, 정밀기계 등의 업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면 첨단소재·전자·통신 등 광범위한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일본의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자국 기업과 경제에도 치명타를 입힐 전망이다.
한국은 일본 제3위 무역 흑자국이다.
올해 들어 일본 수출이 내리 '마이너스' 상황에서 한국과의 교역이 준다면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 자명하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이 일본에서 대만, 중국, 러시아나 제3국으로 수입처를 바꾼다면 결국 일본 기업의 경쟁력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국 갈등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통제를 강화한 이후 반도체 가격은 20% 이상 급등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은 일제히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추가적인 조치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추가 조치가 이뤄질 경우 세제, 예산, 제도를 아우르는 대비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각종 지원을 통해 국내 기업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소재부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미 예고한 WTO 제소와 함께 상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
상응 조치는 일반국제법상 국가 책임협약에 근거한 대응 조치 개념이다.
예컨대 일본산 상품·서비스에 시장접근을 제한하고 관세를 인상하거나 일본으로 수출제한, 기술 규정 및 표준 인증심사 강화 등에 나서는 방법 등이 있다.
상응조치는 일본의 위법행위가 야기한 손해에 비례하는 수준으로 해야 하지만 WTO 제소보다는 즉각적인 효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상응조치는 일본의 위법행위가 야기한 손해에 비례하는 수준으로 해야 하지만 WTO 제소보다는 즉각적인 효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상응조치는 일반국제법상으로는 적법하지만, WTO 체제 내에서는 의무 위반에 해당해 역으로 일본이 한국을 제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일본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구체적인 상응조치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시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민관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추가 조치시 1천100여개 품목 영향…업계, 비상경영 돌입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한 지 1일로써 한 달이 됐다.
그사이 한국 정부는 수차례에 걸쳐 다양한 방식과 채널을 통해 고위급 만남을 가지자고 요청했지만, 일본은 단 한 번도 응하지 않았다.
결국 한일 간 제대로 된 협의나 논의도 없이 일본이 2일 우방국(백색국가) 명단인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안을 처리할 가능성이 유력하게 점쳐진다.
다만 1일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한일 외교장관 간 만남이 예정돼 있고 미국이 중재안을 제시했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변화의 기류도 감지된다.
만약 일본이 그대로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면 한일 양국 산업이 치명타를 입는 것은 물론 세계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정부는 한국이 백색국가에서 제외될 경우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를 비롯해 민관의 모든 자원과 역량을 총동원해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 日, 수출규제 '기습발표'…근거 대지 못하고 대화 회피
일본 경제산업성은 지난달 1일 고순도 불화수소(에칭가스), 플루오린 폴리이미드, 리지스트 등 반도체 핵심소재 3개 품목의 대(對)한국 수출을 규제한다고 발표했다.
아울러 한국을 일본의 백색국가에서 제외하는 내용을 담은 수출무역관리령 개정안을 고시했다.
반도체 소재 3개 품목 수출규제는 지난달 4일부터 바로 시행했고, 개정안은 같은 달 24일까지 의견수렴을 거친 뒤 각의(국무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각의 개최일에 대한 일본 정부의 공식 발표는 없었지만, 현재로선 2일 개최 가능성이 가장 크다.
경제산업성은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조치를 발표할 당시 "(양국 간 신뢰 관계가 현저히 훼손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경제적 보복이라는 것이 이번 조치의 진짜 배경으로 여겨진다.
지금까지 왜 이런 조치를 취했는지 구체적인 근거를 대지 못하는 일본의 태도가 이 같은 추론을 뒷받침한다.
일본은 수출규제 조치 초기 대북제재 위반 때문이라는 뉘앙스를 흘렸지만, 그 후 한국의 수출통제제도인 캐치올(Catch all) 규제가 미흡하다거나 한일 국장급 협의가 수년간 열리지 못했다는 식으로 이유를 계속 바꿨다.
수출규제 문제를 두고 양국이 한자리에 앉은 것은 지난달 12일 실무자(과장)급 양자협의가 유일하다.
이마저도 일본이 고위급 만남을 거부하고 '협의'가 아닌 '설명회'라고 그 성격을 깎아내리는 바람에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는 수준에 그치고 말았다.
한국 정부는 최소 6차례에 걸쳐 일본에 고위급 만남을 통해 대화로 문제를 풀자고 공식 제안했다.
지난달 2일 수출통제 당국 간 정보교환 및 협의 요청 공문을 보낸 것을 시작으로 12일 양국 수출통제제도를 국제기구에서 검증받자고 제안했고 16일에는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대화를 제의했다.
19일과 23일, 26일에도 산업부 이호현 무역정책관, 김승호 신통상질서전략실장,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이 다양한 방식으로 만나자고 요청했다.
특히 김 실장은 세계무역기구(WTO) 일반이사회에서 공개적으로 일본에 대화를 제안하기도 했으나 일본은 구체적인 이유나 설명 없이 이를 거부했다.
아직 기회는 남아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등 아세안 관련 외교장관 회의를 계기로 1일 고노 다로(河野太郞) 일본 외무상과 만난다.
강 장관은 "양국 관계에 파국 상태가 와서는 절대로 안 된다는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1일이나 2일에는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까지 포함한 한미일 3국 외교장관 회동이 열릴 수 있다.
미국 정부가 수출규제와 징용배상 판결 등을 둘러싸고 대립이 격화하는 한일 양국에 사태 악화를 피하기 위해 자제를 촉구하며 '중재안'을 제시했다는 일본 언론의 보도도 있었다.
아사히신문은 "(미국이) 일본에는 수출규제 강화 '제2탄'을 진행하지 않을 것, 한국에는 압류한 일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하지 않을 것을 각각 촉구하고, (한미일) 3국이 수출규제에 관한 협의의 틀을 만드는 방안에 대해서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번 만남에서 성과가 있다면 각의가 미뤄지거나 아예 개정안이 부결될 수 있다. ◇ 비상체제 돌입한 업계…양국 산업 '치명타' 입을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이후 한국 반도체·디스플레이업계는 '고난의 한 달'을 지냈다.
규제 대상이 된 3개 품목은 반도체를 만드는 데 필수적인 소재이지만, 일본산 수입 비중이 최고 94%에 달할 만큼 대일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올레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용 소재인 플루오린 폴리이미드의 경우 올해 1∼5월 1천296만달러 어치를 수입했는데 이 가운데 일본산이 93.7%에 달했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업계에서 모두 사용하는 리지스트는 같은 기간 수입액 1억1천266만달러 가운데 91.9%가 일본산이었다.
반도체 제조공정에서 필수적인 에칭가스는 중국산 수입이 3천3만달러로 전체(6천479만달러)의 46.3%를 차지해 가장 많았으나 일본산도 2천844만달러(43.9%)로 비슷한 수준이었다.
한국 업계의 급박한 사정을 보여주듯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은 수출규제가 시작된 지 사흘만인 지난달 7일 일본으로 향했다.
이 부회장은 당시 출장을 통해 '긴급 물량'을 일부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급한 불은 껐지만, 일본이 한국을 백색국가에서 제외한다면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이 나빠진다.
규제 대상이 3개 품목에서 식품과 목재를 제외한 거의 전 산업의 1천100여개 품목으로 대폭 늘어나기 때문이다.
한국이 미래 성장 동력으로 키우는 전기차, 정보통신기술(ICT)과 대일 의존도가 높은 화학, 정밀기계 등의 업종이 타격을 입을 것으로 예상된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질의 답변서에서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한다면 첨단소재·전자·통신 등 광범위한 업종에서 우리 기업의 피해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일본의 조치는 한국뿐 아니라 자국 기업과 경제에도 치명타를 입힐 전망이다.
한국은 일본 제3위 무역 흑자국이다.
올해 들어 일본 수출이 내리 '마이너스' 상황에서 한국과의 교역이 준다면 하락세가 더욱 가팔라질 것이 자명하다.
일본 내에서도 한국이 일본에서 대만, 중국, 러시아나 제3국으로 수입처를 바꾼다면 결국 일본 기업의 경쟁력만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양국 갈등은 미국을 비롯한 세계 경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실제로 일본이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수출통제를 강화한 이후 반도체 가격은 20% 이상 급등했다.
삼성, 현대차, SK, LG, 롯데 등 5대 그룹은 일제히 사실상 '비상경영체제'를 가동하며 추가적인 조치에 대비하고 있다.
정부는 추가 조치가 이뤄질 경우 세제, 예산, 제도를 아우르는 대비책을 내놓을 예정이다.
각종 지원을 통해 국내 기업이 받는 충격을 최소화하면서 소재부품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대일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방안이 포함될 예정이다.
대외적으로는 이미 예고한 WTO 제소와 함께 상응조치를 취할 수 있다.
상응 조치는 일반국제법상 국가 책임협약에 근거한 대응 조치 개념이다.
예컨대 일본산 상품·서비스에 시장접근을 제한하고 관세를 인상하거나 일본으로 수출제한, 기술 규정 및 표준 인증심사 강화 등에 나서는 방법 등이 있다.
상응조치는 일본의 위법행위가 야기한 손해에 비례하는 수준으로 해야 하지만 WTO 제소보다는 즉각적인 효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상응조치는 일본의 위법행위가 야기한 손해에 비례하는 수준으로 해야 하지만 WTO 제소보다는 즉각적인 효력이 있다는 장점이 있다"며 "다만 상응조치는 일반국제법상으로는 적법하지만, WTO 체제 내에서는 의무 위반에 해당해 역으로 일본이 한국을 제소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일본을 자극할 것을 우려해 구체적인 상응조치를 언급하는 것에 대해서는 말을 아끼고 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지난달 30일 경기도 평택시의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업체를 방문한 자리에서 "일본이 한국을 백색 국가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조치를 취할 경우 민관의 모든 역량과 자원을 총동원해 철저히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