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가 기준금리 추가 인하에 신중한 모습을 내비쳤지만, 통화완화 기조가 유지될 것이라는 게 여의도 애널리스트(분석가)들의 시각이다. 7월 성명서 안에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문구가 포함된 데다 중국과 무역마찰 등 금리를 내린 주요 배경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의장은 31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종료 직후 기자회견을 통해 "정책에 대한 '중간 사이클 조정'으로 생각한다"면서 "분명히 해두고자 한다. 장기적 연쇄 금리 인하의 시작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Fed는 향후 금리인하 경로에 신중함을 더했다는 평가다.

김상훈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FOMC에서 예상대로 정책금리를 인하했지만 추가 인하에 대한 기대감을 약화시키면서 '매파적’(긴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현 수준에서 한 박자 쉬어간다고 보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서는 Fed가 신중한 결정을 내렸지만 추가적으로 금리를 내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추가 금리인하를 시사하는 문구가 7월 성명서에도 유지돼서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경제전망에 대한 불확실성이 잔존하고 있고, 경기 확장국면 유지를 위해 적절히 조치하겠다'는 문구가 6월에 이어 동일하게 삽입됐다"며 "물가 수준 역시 목표 수준인 2% 아래를 지속하고 있다고도 해 Fed의 통화완화 기조는 이어질 것"이라고 했다.

무엇보다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불안감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은 추가 금리인하의 가능성을 높인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고위급 무역 협상을 재개했지만 서로 대립이 심해 가까운 시일 내 긍정적 해법을 도출할 지는 의문"이라며 "추가 인하 여지는 열려있다"고 설명했다.

전규연 하나금융투자 연구원도 "금리 인하의 주된 요인인 글로벌 경기 하방위험과 무역정책 불확실성이 단기적으로 마무리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내년 상반기까지 추가로 20~50bp 인하 가능성을 열어둘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Fed의 앞으로의 통화완화는 강도는 금융시장 기대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향후 Fed의 금리 인하는 경제지표와 불확실성 요인의 변화를 보고 대처하는 스탠스(wait and see approach)가 될 전망이다.

이날 Fed는 이틀 간의 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준금리를 현재 연 2.25~2.5%에서 2.00~2.25%로 0.25%포인트 내렸다.

Fed는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은 2008년 12월 기준금리를 연 0.00~0.25%의 '제로 금리' 수준으로 떨어뜨렸다. 이후 2015년 12월 7년 만의 인상을 시작으로 긴축 기조로 돌아섰다. 2016년 한 차례, 2017년 세 차례, 지난해 네 차례 등 총 아홉 차례 금리를 올렸다. 이번 금리 인하는 10년 만에 처음이다.

이송렬 한경닷컴 기자 yisr020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