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사진=연합뉴스)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이 현재 한일 갈등 양상이 내년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취지의 보고서를 작성해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일이 논란이 연일 계속되고 있다.

민주연구원은 지난달 31일 부적절한 내용이 부적절하게 배포됐다며 문제를 인정했다.

그러면서도 보고서는 당과 연구원 공식 입장이 아니라며 실무자들에게 주의·경고조치했다고 밝혔다.

양정철 원장은 민주연구원의 유감표명 이후 추가적으로 "어떤 맥락에서 유감을 표한건가"라며 묻는 기자들에게 "발표한 게 다다", "(맥락이 이해 안되면) 뭐 할수 없다" 등의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해 빈축을 샀다.

한일 갈등이 민주당 총선에 유리하다는 생각을 갖고나 보고서를 만들 수는 있지만 이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포한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라는 중론이다.

연구원은 당과 연구원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면서 유감을 표명했지만 야권에서는 ‘국가 위기를 호재로 여겼다’, ‘국가 위기 앞에서 총선만 이기면 된다는 발상이 놀랍다’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에 홍익표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정치권과 언론에서 “너무 확대해석하고 있다”면서 “도리어 이런 식으로 대응하는 것이 일본의 프레임에도 말리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민주연구원은 지난달 30일 일본의 수출규제로 불거진 최근의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 미칠 영향 등을 분석한 ‘한일 갈등에 관한 여론 동향’ 보고서를 민주당 의원들에게 배포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26~27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와 분석 결과를 담은 보고서에는 “일본의 무리한 수출규제로 야기된 한일갈등에 대한 각 당의 대응이 총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의견이 많고, 원칙적인 대응을 선호하는 의견이 많다. 총선 영향은 긍정적일 것”이라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이어 “자유한국당에 대한 ‘친일 비판’은 지지층 결집효과는 있지만 지지층 확대효과는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며 “‘친일’ 비판 공감도는 공감 49.9%, 비공감 43.9%이며, 상대적으로 공감이 적은 것은 정책적 문제가 아니라 ‘정쟁’ 프레임에 대한 반감으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또 “일본의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대응으로 한일 군사정보호보협정(GSOMIA) 폐기에 관해서는 한국당 지지층만 제외하고 모든 계층에서 찬성이 높게 나타난다”고 밝히기도 했다.

장제원 자유한국당 의원은 한일 갈등이 내년 총선에서 민주당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낸 양 원장을 겨냥 “국익에 반하는 방식으로 집권세력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권모술수에 능한 간신이 집권당 최고의 참모였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장 의원은 지난달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양 원장의 천박한 인식에 연민을 느낀다. 정권을 창출하는 방법도, 정권을 잘 관리하는 방법도 선거에서 이기는 방법도 국익을 저해해서는 안된다”며 “국민들의 분노를 이용하여, 청와대 실세 수석은 ‘죽창을 들자’고 선동하고, 민주당 실세 책사는 ‘총선에 유리하다’며 부추기는 것이 민주당 정권의 ‘민낯’”이라고 주장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