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윤완 바다특장 대표는 2014년 지인의 공장 한쪽에 화물차 적재함인 특장차 부품 제조회사를 설립했다. 당시 신용불량자여서 대출이 불가능했다. 다행히 부품 납품을 의뢰한 거래처가 생겼다. 3년간 사무실에서 먹고 자며 일한 결과 밀린 빚도 갚고 신용도 회복했다.

하지만 모든 문제가 해결된 건 아니었다. 회사가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해 자금이 필요했다. 특장차 부품 생산을 위한 원자재 구매를 늘리고 기계 설비도 추가로 들여야 했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문을 두드렸다. 사업 계획이 탄탄하게 잘 갖춰져 있고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강조해 청년전용창업자금 1억원을 지원받았다. 5000만원은 공장 임차료로, 나머지는 회사 운영비로 책정했다. 순탄한 듯했다. 그런데 2017년 5월 거래처가 일방적으로 거래 단절을 통보했다.

이 대표는 ‘위기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특장차 자체를 직접 설계·제조하기로 마음먹었다.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와 차주들과의 관계, 청년전용창업자금 등에 힘입어 새로운 도전이 성과를 나타내기 시작했다. 2017년 7억원대였던 매출은 지난해 60억원대로 뛰었다. 지난 1월 공장 이전과 함께 새로 출시한 윙바디(짐칸 양옆 문이 날개처럼 열리는 차)도 인기를 끌었다. 빗물 유입을 막고 낙하물이 떨어지지 않도록 설계한 게 주효했다.

이 대표는 “직접 대출 방식의 청년전용창업자금이 어려울 때 회사를 유지하는 데 큰 힘이 됐다”며 “세상의 모든 특장차를 용도별로 제작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중진공이 2012년부터 시행 중인 청년전용창업자금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의 초기 사업 안정화에 마중물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이 자금은 우수한 아이디어를 보유했지만 자금력이 달리는 스타트업을 지원해 창업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게 목적이다. 대표자가 만 39세 이하로, 사업 시작일로부터 3년 미만인 중소기업이 신청할 수 있다. 창업을 준비 중인 예비 기업인도 지원 대상이다. 전체 융자 규모는 1300억원이다. 기업당 1억원을 연 2.0% 고정금리로 융자해 준다.

지원 대상 업체로 선정되면 컨설턴트가 대출금 지급 후 분기별로 1회 이상 방문해 상담해 주는 멘토링 서비스도 제공한다. 향후 일반창업자금 및 기타 정책자금을 지원받을 수 있다. 또 글로벌 청년창업기업으로 선정되면 온라인 무역 지원, 해외 전시회 참가 등의 혜택도 제공한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