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발사'에 두달 전과 달라진 볼턴…트럼프는 아직 '침묵'
미, 북에 실무협상 재개 촉구…안보리 회의서 적극 대응 않을 가능성
트럼프 대신 볼턴 나서 "약속 위반 아냐"…美, 협상기조 확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약속 위반이 아니라며 협상 기조를 재확인했다.

다름 아닌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이 전면에 나서 밝힌 입장이라는 점에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북미 실무협상의 재개로 판문점 회동의 동력을 유지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볼턴 보좌관은 31일(현지시간) 미 폭스비즈니스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들 (북한) 미사일의 발사는 김정은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 약속을 위반한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어 "진정한 외교가 언제 시작될지, 비핵화에 대한 실무 논의가 언제 시작될지 물어야 한다"면서 "김정은이 6월 30일 (판문점 회동에서) 할 준비가 됐다고 말한 것이고 우리는 북한의 답을 여전히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볼턴 보좌관의 발언으로 미뤄볼 때 트럼프 행정부는 엿새 만에 또다시 이뤄진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미국 영토에 닿지 않는 단거리라는 점을 토대로 크게 문제 삼지 않는 쪽으로 입장을 정리한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이러한 발언이 다른 인사도 아닌 슈퍼 매파 볼턴 보좌관의 입에서 나왔다는 점이 눈길을 모은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5월 북한이 단거리 미사일을 발사했을 때 이를 탄도미사일로 규정하고 유엔 제재 위반이라고 비난했다가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개 면박'을 당한 바 있다.

그랬던 볼턴 보좌관이 나서서 '김 위원장의 약속 위반이 아니며 미국은 여전히 답을 기다리고 있다'는 메시지를 공개 발신한 것은 실무협상 재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 의지의 방증인 동시에 북한에 보내는 유화 제스처라는 해석이다.
트럼프 대신 볼턴 나서 "약속 위반 아냐"…美, 협상기조 확인
볼턴 보좌관의 이날 인터뷰는 북한의 이번 발사에 대한 트럼프 행정부의 입장을 가늠할 수 있는 첫 입장표명이기도 하다.

트럼프 행정부는 발사 직후 상황을 주시하겠다고 밝혔으나 이후 트럼프 대통령을 포함한 고위 당국자의 공개적 입장 표명은 없었다.

이에 따라 미국은 1일 열리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비공개회의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안건과 관련해 적극적인 대응 입장을 보이지는 않을 가능성이 있다.

안보리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대응과 관련한 논의를 하는 것은 북미가 지난해 대화 국면에 진입한 이후 처음으로, 북한 미사일 관련 안건은 영국과 프랑스, 독일의 요청으로 포함된 것으로 외신들은 전했다.

다만 국무부 차원의 공식 입장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무부는 지난 2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해 "추가 도발이 없기를 촉구한다"고 밝힌 바 있어 이번에도 협상 기조하에서 대북 경고 메시지를 발신할 가능성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이번 발사 이후 아직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트윗을 계속 올리기는 했지만 북한 관련 언급은 없었고, 이날 있었던 할트마 바툴가 몽골 대통령과의 백악관 회담에 앞서서도 수십분간 취재진 질의에 응하던 평소와는 달리 문답에 1분만 할애했다.

한편 볼턴 보좌관이 이날 인터뷰에서 '미사일'이라고 언급한 점으로 볼 때 미 국방당국도 북한의 발사체를 미사일로 판단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앞서 우리 합동참모본부도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발표했으나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새로 개발한 대구경조종방사포 시험사격이라고 1일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