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트리스트 배제, 반대 입장 전달
경제 압박, 군사 협정으로 번지나
강경화 장관은 1일 오전 태국 방콕 센타라 그랜드 호텔에서 고노 다로 일본 외무상과 양자 회담을 진행했다. 회담을 마친 후 강 장관은 "내일(2일) (화이트리스트 배제 개정안) 각의 결정이 나온다면 우리로서도 필요한 대응책을 강구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를 했다"면서 일본이 수출심사 우대국인 백색국가 리스트에서 한국을 제외할 경우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ㆍ지소미아)에 대한 재검토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강 장관은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원인이 안보상 이유로 취해진 거였는데, 우리도 여러 가지 한일 안보의 틀을 검토할 수밖에 없다고 (일본에) 얘기했다"고 회담 내용을 전했다.
이어 "지소미아 연장을 재검토 할 수 있다는 뜻인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한일 안보협력 틀에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했다"고 답했다.
지소미아는 협정을 맺는 국가가 간의 군사 기밀을 서로 공유하겠다는 약속이다. 일본과 맺은 지소미아 유효 기간은 1년으로 오는 24일 기한이 만료된다. 만료일 전에 어느 쪽이라도 먼저 협정 종료 의사를 통보하면 연장되지 않는다. 강 장관은 이날 거듭 화이트리스트 제외 절차를 중단할 것을 일본 측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강 장관은 "화이트리스트 제외 결정이 내려지면 양국 관계에 미칠 파장에 대해 우려했다"며 "일본은 특별한 반응이 없었다"고 전했다.
또 미국의 한일 갈증 중재 움직임에 대해서도 "중재 이전에 우리 측에서 수출규제, (대법원) 강제징용 판결 문제에 대해 협의하고 만들어낼 수 있는 어떤 시간적 여유가 필요하다"며 "그런 노력을 할 수 있는 시간과 여지가 필요하단 점을 (일본에) 분명히 얘기했다"는 듯을 전달했다.
지소미아는 일본의 한국 수출 압박 해법 강경책으로 언급돼 왔다. 강경화 장관에 앞서 일본을 찾은 국회 방일 의원단 측에서도 지소미아를 언급한 바 있다.
방일단은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는 양국 안보이익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전하면서 "안보협력을 위한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는 유지하면서 화이트리스트에선 제외한다는 일본 측 입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고 항의했다.
한편 한일 장관회담이 합의점을 찾지 못한채 한 시간 만에 끝이 나면서 오는 2일 한미일 3자 외교장관 회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 자리에서 미국이 한일 양국의 화해를 적극적으로 중재할 지, 갈등 국면이 봉합될 수 있을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