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쾌하고 뭉클한 독립군 승리…즉흥 유머로 긴장감 조절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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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봉오동 전투'서 주연 맡은 배우 유해진
유해진(사진)은 ‘감초 조연’에서 ‘흥행 주역’으로 올라선 배우다. 즉흥 연기로 웃음을 자아내는 분야에서 국내 1인자로 꼽힌다. 그가 올여름 개봉되는 한국 영화 중 최대 제작비(191억원)를 투입한 ‘봉오동 전투’(감독 원신연)에서 ‘항일대도(抗日大刀)’를 휘두르며 일본군의 목을 거침없이 날리는 독립군 황해철 역을 해냈다. 오는 7일 개봉하는 이 영화는 일제 강점기인 1920년 6월 독립군이 일본군을 상대로 처음 대승을 거둔 역사를 재조명했다.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유해진을 만났다. 그는 ‘봉오동 전투’ 이전에도 ‘택시운전사’ ‘1987’ ‘말모이’ 등 근현대사의 굴곡을 그린 영화에 연이어 출연해 흥행을 이끌었다.
“사명감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약간의 책임감이 생기는 듯싶어요. 근현대사를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꾸 출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패배의 역사가 아니라 승리의 역사라는 게 좋았어요. 시나리오가 바위처럼 묵직했고, 통쾌함과 뭉클함이 느껴졌죠.”
영화의 그런 통쾌함이 최근 한·일 관계 악화와 맞물려 관객에게 더 크게 다가가지 않을까 물었다.
“확실히 그렇게 느낄 겁니다. 하지만 우리 영화가 현 시국에 영향받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영화 자체의 힘으로 가야 하거든요.”
영화는 전국 각처에서 모인 무명의 독립군들이 목숨을 바쳐 일본군을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하는 내용으로 펼쳐진다.
“황해철은 극의 중심 잡아야 하는 캐릭터였어요. 지루하지 않게 적당한 유머와 웃음을 줘야 했습니다. 장하(류준열 분)는 무겁고, 병구(조우진 분)는 가벼운 인물이어서 제가 그 사이에서 밸런스를 유지했어요. 장면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한 유머를 주려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웃음을 주는 장면의 연기는 시나리오에 거의 묘사돼 있지 않다. 배우의 개인기에 의존해 즉흥 연기로 꾸려가야 한다. 유해진은 이 영화에서도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해 관객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린다.
“하지만 독립전쟁이니만큼 액션 장면에 더욱 신경써야 했습니다. 제가 제안해 보디캠을 직접 들고 액션 신을 찍기도 했어요. 항일대도를 들고 액션을 펼치는 장면에서는 후련함과 분노, 한 등이 총체적으로 그려져야 했거든요. 어려운 액션 장면의 대역은 정두홍 무술감독이 맡았어요. 생존을 위한 검술이기 때문에 화려하지 않고 투박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논 것은 아니에요. 많은 부분에선 직접 액션 연기를 했어요. (웃음)”
독립군은 일본군을 봉오동으로 유인하기 위해 산을 오르내리며 분투한다. 유해진은 평소 등산을 즐겨 하는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산에서 뛴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아요. 아래를 보고 뛰어야 하는데, 촬영 중에는 아래만 볼 수가 없거든요. 자칫 잘못하면 다치니까 어려움이 많았죠. 평소 북한산을 1주일에 한두 번 다녀오는데, 그 덕분에 다른 배우들보다 체력 면에서 앞선 것 같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소탈한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유해진은 촬영 현장에선 섬세하고 예민하다는 평을 듣는다.
“조금 예민한 편이죠. 현장에서 기분 좋자고 방심해 그 순간을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거든요. 그래도 이전보다는 나아졌어요. 전에는 제 연기에 후회하며 잠도 못 이뤘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하하.”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
“사명감이라고 하기엔 너무 거창하고, 나이를 먹어가면서 약간의 책임감이 생기는 듯싶어요. 근현대사를 좀 알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자꾸 출연하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패배의 역사가 아니라 승리의 역사라는 게 좋았어요. 시나리오가 바위처럼 묵직했고, 통쾌함과 뭉클함이 느껴졌죠.”
영화의 그런 통쾌함이 최근 한·일 관계 악화와 맞물려 관객에게 더 크게 다가가지 않을까 물었다.
“확실히 그렇게 느낄 겁니다. 하지만 우리 영화가 현 시국에 영향받길 바라지는 않습니다. 영화 자체의 힘으로 가야 하거든요.”
영화는 전국 각처에서 모인 무명의 독립군들이 목숨을 바쳐 일본군을 죽음의 골짜기로 유인하는 내용으로 펼쳐진다.
“황해철은 극의 중심 잡아야 하는 캐릭터였어요. 지루하지 않게 적당한 유머와 웃음을 줘야 했습니다. 장하(류준열 분)는 무겁고, 병구(조우진 분)는 가벼운 인물이어서 제가 그 사이에서 밸런스를 유지했어요. 장면마다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적당한 유머를 주려고 많이 고민했습니다.”
웃음을 주는 장면의 연기는 시나리오에 거의 묘사돼 있지 않다. 배우의 개인기에 의존해 즉흥 연기로 꾸려가야 한다. 유해진은 이 영화에서도 장기를 유감없이 발휘해 관객의 긴장감을 누그러뜨린다.
“하지만 독립전쟁이니만큼 액션 장면에 더욱 신경써야 했습니다. 제가 제안해 보디캠을 직접 들고 액션 신을 찍기도 했어요. 항일대도를 들고 액션을 펼치는 장면에서는 후련함과 분노, 한 등이 총체적으로 그려져야 했거든요. 어려운 액션 장면의 대역은 정두홍 무술감독이 맡았어요. 생존을 위한 검술이기 때문에 화려하지 않고 투박하게 표현했습니다. 그렇다고 제가 논 것은 아니에요. 많은 부분에선 직접 액션 연기를 했어요. (웃음)”
독립군은 일본군을 봉오동으로 유인하기 위해 산을 오르내리며 분투한다. 유해진은 평소 등산을 즐겨 하는 게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산에서 뛴다는 것이 정말 쉽지 않아요. 아래를 보고 뛰어야 하는데, 촬영 중에는 아래만 볼 수가 없거든요. 자칫 잘못하면 다치니까 어려움이 많았죠. 평소 북한산을 1주일에 한두 번 다녀오는데, 그 덕분에 다른 배우들보다 체력 면에서 앞선 것 같습니다.”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소탈한 옆집 아저씨 같은 모습으로 잘 알려졌다. 하지만 유해진은 촬영 현장에선 섬세하고 예민하다는 평을 듣는다.
“조금 예민한 편이죠. 현장에서 기분 좋자고 방심해 그 순간을 놓치면 다시 돌아오지 않거든요. 그래도 이전보다는 나아졌어요. 전에는 제 연기에 후회하며 잠도 못 이뤘는데 지금은 그 정도는 아닙니다. 하하.”
유재혁 대중문화전문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