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한·미 '핵 공유체제'는 선택 아닌 의무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전술핵 재배치 논의 대신
核 운용의 한·미 협조 보장하는
'핵 공유체제' 강화하고
'한국형 3축체계' 구축 서둘러
독자 대처능력 키워야
류제승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前 국방부 정책실장 >
核 운용의 한·미 협조 보장하는
'핵 공유체제' 강화하고
'한국형 3축체계' 구축 서둘러
독자 대처능력 키워야
류제승 < 한국국가전략연구원 부원장·前 국방부 정책실장 >
![[시론] 한·미 '핵 공유체제'는 선택 아닌 의무다](https://img.hankyung.com/photo/201908/AA.20220472.1.jpg)
‘핵 공유체제’(Nuclear Sharing System) 란 미국이 동맹국 또는 우방국과 상호 합의에 따라 핵 운용의 계획·준비·실행 과정에 대한 협조를 보장하는 제도적 장치를 말한다. 미국의 핵우산과 확장억제력의 실효성을 높여주는 핵심 안보기제다.
이와 같은 협의체 운영을 통해 한·미 양국은 2013~2014년부터 한반도 상황조건에 ‘맞춤형’으로 억제전략과 대응작전(4D작전: Detect(탐지)-Disrupt(교란)-Destroy(파괴)-Defend(방어)) 개념을 정립해 적용했다. 이 개념을 토대로 다양한 대응수단의 확충을 숙의해왔다. 또 북한의 핵 사용 협박, 핵 사용 임박, 실제 핵 사용 등의 상황을 설정해 최적 대응 방안을 안출하는 방식으로 거부적·보복적 연합 억제력을 발전시켜왔다. 그럼에도 반드시 해야 할 일이 더 남아 있다.
지금은 이런 ‘제한적’ 핵 공유체제를 진화하는 데 힘써야 할 때다. 자체 핵무장과 전술핵 재배치에 관한 논쟁은 그다음이다. NATO의 핵심 사례는 우리에게 유익하다.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문제는 신중하게 판단해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의 비핵화를 강요할 명분을 잃어버릴 수 있다. 또 안전한 저장·관리가 부담스럽고 유사시 기지요원과 시설은 물론, 주변지역 주민의 생존성도 취약해진다. 마침 미국은 올가을부터 ‘저위력 열 핵탄두’(W76-2)를 핵잠수함의 탄도미사일 트라이던트에 장착해 핵 사용 옵션을 확장할 예정이다. 이 신형 무기는 어디에 있든지 적 중심을 정밀 타격함으로써 적의 대응과 확전을 차단할 수 있다. 이는 북한 지도부가 인식하기에 가장 위협적인 수단이다. 여기에 이미 언급한 바와 같이 한·미 핵 공유체제까지 강화한다면 북한의 핵 포기를 압박하는 효과가 배가될 것으로 확신한다.
결론적으로 한·미 또는 한·미·일 핵 공유체제는 우리 국가 안보를 위한 선택이 아니라 의무다. 우리의 자강노력인 ‘한국형 3축 체계’ 구축에도 박차를 가해야 한다. 북핵 위협의 초기단계, 즉 미국 전략자산 전개 전에 한국군 스스로 대처할 수 있는 ‘방위충분성’ 능력만큼은 갖춰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