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산하는 거야, 안 하는 거야?”

지난달 31일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콜 이후 시장에서 반도체 감산을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가 “인위적인 감산은 없다”면서도 “반도체 수요 변동에 따라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한다”고 여운을 남겼기 때문이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생산라인 최적화·효율화 전략’을 통해 사실상 감산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선택할 수 있는 감산 방법은 두 가지다. 원재료인 웨이퍼 ‘투입’을 줄이거나 생산량을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 가운데 삼성전자는 생산라인 조절을 선택했다.

고정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반도체산업의 특성상 공장 가동을 중단하면 막대한 손실이 난다. 대신 기존 반도체 생산라인을 다른 라인으로 전환하거나 연구개발(R&D) 라인으로 바꾸면 큰 손실 없이 생산량을 줄일 수 있다. 더 소극적인 감산 방법도 있다. 반도체산업에서는 ‘공정 미세화’를 진행하면 공정 수는 더 많아지고,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더 오랜 시간이 걸린다. 월 10만 장의 완제품을 내놓던 공장에서 공정 미세화 작업을 하면 월 9만 장으로 생산량이 감소한다. 생산량의 ‘자연 감소’다. SK하이닉스는 지난달 낸드플래시에 대해 웨이퍼 투입량을 조절하는 ‘적극적인 감산’을 하고, D램의 경우 생산라인 전환이라는 ‘소극적인 감산’에 들어간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삼성전자는 인위적인 감산 가능성은 일축했지만, 소극적인 감산 확대 가능성은 열어두고 있다. 전세원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부사장은 감산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인위적인 웨이퍼 투입량 축소를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시장 수요에 따라 반도체 생산라인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라고 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생산라인 최적화는 지난 1분기부터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사실상 소극적 감산은 이뤄지고 있다고 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화성캠퍼스 12라인 낸드플래시 생산설비와 관련해선 “최근 낸드 수요가 플래너(평면)에서 (3D 등) V낸드 중심으로 전환됨에 따라 상반기부터 일부 플래너 생산설비를 R&D용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D램을 생산하는 화성캠퍼스 13라인을 이미지센서 라인으로 전환하는 계획에 대해서는 “D램 업황의 중장기 전망과 이미지센서 수요를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설명했다.

고재연/황정수 기자 y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