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역 대상자가 산업체 등에서 연구를 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이공계전문연구요원(병역특례) 제도와 관련해 국방부가 정원 축소 입장을 관련 부처에 전달했다. 전문연구요원 전체 정원을 절반으로 줄이거나 박사 정원은 그대로 두되 석사를 대폭 줄이겠다는 것이다. 병역자원 감소 등을 감안할 때 전문연구요원 축소가 불가피하다는 게 국방부 설명이다. 하지만 전문연구요원 도입 취지는 산업계·학계·연구계의 우수인재 확보에 있다는 점에서 병역자원 감소 측면만 따질 문제가 아니다.

정부의 최종 방침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국방부 계획이 그대로 관철되면 산업계·학계·연구계는 우수인력 확보에 큰 타격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전문연구요원 덕분에 연구인력을 확보해 온 중소기업들이 걱정이다. 고급인력에 접근할 기회조차 차단당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현재 중소기업에 재직하는 20대 연구인력 대부분이 전문연구요원이다.

전문연구요원 축소는 일본의 수출 규제로 비상이 걸린 소재·부품산업 국산화 정책에도 역행한다. 국내에서 핵심 소재·부품 개발에 성공한 중소·중견기업들은 하나같이 전문연구요원이 도움이 된다고 말하고 있다. 정부가 다른 지원은 안 해줘도 좋으니 연구인력 확보만이라도 도와달라는 게 이들의 바람이다. 연구인력이 없으면 기업이 소재·부품 개발을 하고 싶어도 할 수 없게 된다.

국방부는 병역자원 감소를 말하지만 매년 2500명(박사급 1000명, 석사급 1500명)을 선발하는 전문연구요원을 축소한다고 그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저출산에 따른 병역자원 감소에 대해서는 다른 근본적인 방안을 찾아야지, 중소기업이 우수 연구인력을 확보할 통로로 자리잡은 전문연구요원을 건드리는 것은 위험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