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 야식 최강자 '치맥'의 유혹…닭가슴살과 '연맥'으로 끊어라
꾸준한 운동과 식단 조절. 체중 감량을 위한 기본 원칙이다. 누구나 아는 사실이지만 이를 따르는 것은 쉽지 않다. 세상은 넓고 아직 먹어보지 못한 맛있는 음식도 많기 때문이다. 매일 다이어트를 결심했다가도 ‘오늘까지만 먹고 내일부터 해야지’라고 다짐이 무너지기 일쑤다. 체중 감량 다짐만 반복하는 ‘평생 다이어터’라는 말이 유행할 정도다. 그만큼 이미 몸에 밴 습관을 바꾸는 것은 어렵다. 어차피 단칼에 살을 빼지 못하는 ‘평생 다이어터’라면 매일 조금씩 식사 습관을 바꿔 나가보면 어떨까. 틈틈이 먹던 칼로리 높은 치맥(치킨+맥주)을 열량 적고 영양가 높은 연맥(연어+맥주)으로 바꾸고 나트륨 많은 짠 음식 섭취를 줄이는 방식으로 말이다. 단백질 섭취를 조금씩 늘려나가는 것도 좋다. 매일 다이어트 다짐만 하는 ‘평생 다이어터’들을 위해 다이어트에 도움이 되는 음식을 알아봤다.

닭은 좋지만 치킨은 ‘글쎄’

무더운 여름밤이면 치맥으로 더위를 식히는 사람이 늘어난다. 닭에 튀김옷을 입혀 기름에 튀긴 치킨은 ‘한국인의 소울푸드’로 불릴 정도로 인기 많은 메뉴다. 닭고기는 고단백 저지방 식품으로, 다이어터에게 추천되는 음식이다. 치킨은 다르다. 야식 최강자인 치킨은 뱃살의 주범이다.

튀김옷을 입혀 노릇노릇 튀겨낸 프라이드치킨은 한 조각에 200㎉ 정도다. ‘1인 1닭’을 먹는다면 1400㎉를 훌쩍 넘는다. 간장·마늘 등 양념이 들어가면 칼로리는 더 높아진다. 네 조각 넘는 치킨과 맥주를 먹으면 1000㎉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한다. 성인 여성 하루 권장섭취량의 절반 정도에 해당한다. 조깅을 두 시간 해야 소모할 수 있는 열량이다. 치킨을 꼭 먹어야 한다면 튀기는 조리법 대신 굽거나 에어프라이어를 활용해 조리한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낫다. 튀김옷과 양념이 묻은 껍질을 최대한 먹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맥주도 체중 감량에 훼방꾼이다. 캔맥주 한 캔은 약 180㎉의 열량을 낸다. 맥주 등 알코올의 에너지는 열량으로만 이용되고 직접 체지방을 늘리지는 않는다. 맥주는 칼로리 자체가 높지 않지만 살찌기 쉬운 체질로 바꾼다. 술을 자주 마시면 탄수화물을 중성지방으로 변화시키는 대사경로가 발달하기 때문이다. 술을 마시면 복부 내장지방이 쉽게 생기고 술배가 나오는 이유다. 어경남 부산365mc병원 대표원장은 “알코올의 분자구조는 무척 작기 때문에 술과 안주를 함께 먹으면 분자구조가 작은 알코올이 먼저 에너지원으로 이용된다”며 “이후 신체는 더 이상 열량을 소비할 필요가 없어지기 때문에 나머지 안주의 열량은 고스란히 체내에 저장된다”고 했다.

맥주는 식욕도 돋운다. 술을 마시면 몸속 혈당조절 기능이 불안정해져 당 섭취 욕구가 커진다. 술을 마실 때 달고 자극적인 음식이 생각나는 이유다. 어 대표원장은 “맥주를 포기하기 힘들다면 저칼로리 안주를 찾고 치킨은 닭가슴살볼 등 건강한 방식으로 조리해 먹는 것이 좋다”고 했다.

여성들은 술살 더 쪄 위험

여성들은 술살에 더 취약하다. 젊은 여성이 고위험 음주를 하면 전신비만이 될 가능성이 1.7배 높아진다. 고위험 음주는 다섯 잔 이상의 술을 주 2회 넘게 마시는 것이다. 이처럼 체중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는 술이지만 꼭 마셔야 한다면 안주를 잘 선택하는 것도 방법이다. 단백질 섭취가 고민이라면 치킨, 삼겹살 등 고열량 안주보다는 연어·참치 등을 선택하는 게 좋다. 연어는 100g당 161㎉의 저열량 식품이다. 단백질은 물론 단백질 흡수를 돕는 비타민 B2·B6도 많이 들어 있다. 불포화 지방산이 많아 혈관 건강을 지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 참치도 마찬가지다. 100g당 132㎉의 저열량 고단백 식품이다. 다만 이들 생선을 먹을 때도 조리법을 잘 선택해야 한다.

가공된 연어나 참치는 나트륨이 많다. 회나 구이로 먹고 채소와 함께 먹어 포만감을 높이는 것이 좋다. 참치를 먹을 때도 새싹채소 등을 곁들여 먹으면 좋다. 음식점에서 함께 많이 나오는 소금기름장은 되도록 적게 먹어야 한다. 전은복 대전글로벌365mc병원 식이영양위원회 영양사는 “참치의 불포화지방산은 동맥경화 등의 성인병 예방에 도움을 주고 피를 맑게 해 피부 미용에도 효과적”이라고 했다.

고기를 포기할 수 없는 육식파라면 양고기, 갈매기살 등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양고기 칼로리는 100g당 292㎉, 갈매기살은 100g당 188㎉다. 삼겹살(348㎉)보다 낮다. 단백질이 풍부한 양고기를 먹을 때는 지방질이 많은 부위는 피하고 양파, 마늘, 부추 등과 함께 먹으면 좋다. 돼지의 갈비뼈 안쪽 가슴뼈 끝에서 허리뼈까지를 가로지르는 갈매기살은 항정살(224㎉)보다도 칼로리가 낮다. 열량과 지방 함량이 낮고 단백질과 비타민B군이 풍부하다.

나트륨 섭취도 조절해야

나트륨 섭취를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한국인은 소금을 많이 섭취한다. 하루 평균 나트륨 섭취량은 4878㎎으로 세계보건기구(WHO) 권고량인 2000㎎의 약 2.4배다. 김치, 젓갈 등 소금에 절인 염장음식을 자주 먹기 때문이다. 소금 자체가 무조건 나쁜 것은 아니다. 소금은 종류에 따라 염화나트륨을 80~99% 함유한다. 나트륨은 생명 유지에 꼭 필요하다. 사람 혈액에는 0.9% 농도로 녹아 있다. 나트륨은 인산과 결합해 산과 알칼리 평형을 조절한다.

나트륨 자체는 칼로리가 없기 때문에 지방으로 쌓이지는 않는다. 하지만 염분은 수분을 머금는다. 몸속에 염분이 많으면 같은 양의 물을 마셔도 붓고 살이 쪄 보인다. 평소 짜게 먹는 사람은 체질량지수 25㎏/㎡ 이상인 비만이 될 위험이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1.2배 높다. 나이가 들면 노폐물을 걸러 배출시키는 신장 속 네프론이라는 소단위체가 줄어든다.

한여름 야식 최강자 '치맥'의 유혹…닭가슴살과 '연맥'으로 끊어라
외식 식단은 대부분 나트륨이 많이 들었다. 칼국수 한 그릇의 나트륨 함유량은 2900㎎이다. 우동과 라면 한 그릇에는 2100㎎, 물냉면은 1800㎎, 자반고등어찜 한 토막에는 1500㎎, 피자 한 조각(200g)에는 1300㎎, 배추김치 100g(10조각)에도 1000㎎의 나트륨이 들어 있다. 서재원 365mc 대구점 대표원장은 “메뉴를 고를 땐 양념 양을 조절할 수 있는 음식을 선택하고 주문 시 되도록 싱겁게 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이 좋다”며 “국·찌개·면류는 건더기 위주로, 김치는 4~5쪽 이내로 먹어야 한다”고 했다. 그는 “채소에 풍부한 칼륨은 나트륨의 체외 배출을 촉진하므로 생채소를 자주 섭취해야 한다”고 했다.

bluesky@hankyung.com

도움말=어경남 부산365mc병원 대표원장, 전은복 대전글로벌365mc병원 식이영양위원회 영양사, 서재원 365mc 대구점 대표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