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2차보복] 與 'GSOMIA 폐기' 강경론 급부상

이해찬 "GSOMIA 과연 의미있나", 이인영 "GSOMIA 유의미성에 의문 제기"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백색국가 목록)에서 제외하는 일본의 결정에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 폐기 카드를 만지작거리고 있다.

지소미아 폐기에 신중론을 펴왔던 여당 내 기류가 일본의 2차 경제보복을 계기로 강경하게 바뀌는 분위기다.

이해찬 대표는 이날 긴급 소집한 일본 경제침략 관련 비상대책 연석회의에서 "동북아가 이렇게 신뢰 없는 관계를 갖고 지소미아가 과연 의미가 있나 그런 생각이 다시 든다"며 "저도 다시 한번 깊이 생각하겠다.

의미 없는 일에 연연할 생각은 없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일본이 한국을 신뢰할 수 없는 이웃 나라로 규정한 이상 우리도 일본을 믿을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라며 "한국을 신뢰할 수 없다는 것은 '군사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당내 '지소미아 폐기론'이 거론됐을 때도 신중론을 유지해 왔다.

지난달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지소미아 폐기는 신중하게 검토할 사안"이라고 말한 게 대표적이다.

하지만 한일관계의 파국을 막기 위한 한국 정부 및 정치권의 전방위적 노력에도 일본이 추가 보복을 감행하자, 이 대표 역시 신중론에서 강경론으로 선회한 모양새다.

현재 민주당 내에서는 일본이 안보분야 협력에서 먼저 신뢰를 저버린 만큼 신뢰가 핵심인 지소미아를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과연 바람직한 지에 대한 의구심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인영 원내대표도 잇따른 일본의 경제보복 조치에 대해 "한국에 대한 전면적인 경제전쟁을 선포하는 경제침략행위"라며 "이런 상황이라면 지소미아에 대한 실천적 의미와 유의미성에 대해 우리 당도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을 경고한다"고 가세했다.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지소미아 폐기 관련 입장 변화에 대해 "(지소미아를 연장하는 데 대해) 좀 더 부정적 기류가 높아진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일본이 화이트리스트에서 한국을 배제하는 조치를 취했다면 사실상 안보 협력을 원치 않는 것 아니냐. 그러면 지소미아 유지가 무슨 큰 의미가 있는지에 근본적인 의구심이 있다"며 "(4일 열리는)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도 지소미아 논의가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의원들도 '지소미아 폐기' 목소리를 높였다.

한일의원연맹 회장인 강창일 의원은 이날 오전 일본 각의 결정 전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이렇게 상황이 막 가게 되면 (지소미아 폐기를) 당연히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적대적 관계인데 어떻게 우리가 군사정보보호협정을 맺을 수 있겠느냐"고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