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다로운 민물고기' 쏘가리 대량양식 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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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규 한국쏘가리연구소 대표
경남 산청 산골서 양식장 운영
22년 연구 끝에 국내 첫 결실
내년부터 年30톤 양산 가능
경남 산청 산골서 양식장 운영
22년 연구 끝에 국내 첫 결실
내년부터 年30톤 양산 가능
“쏘가리 회는 맛을 봐야 그 진가를 압니다.” 김진규 한국쏘가리연구소 대표는 직접 키운 약 40㎝ 크기의 쏘가리 세 마리를 들고 인근 횟집으로 향했다. 그는 ‘민물의 제왕’으로 불리는 쏘가리를 대량 양식하는 데 국내 최초로 성공한 인물이다. 김 대표가 내놓은 쏘가리 회는 당초 예상한 맛 그 이상이었다. 쫄깃한 식감과 고소한 풍미가 입안에 가득 찼다. 민물고기 특유의 흙냄새와 비린 맛도 느껴지지 않았다. 뒤이어 나온 매운탕의 진한 국물은 밥도둑이 따로 없었다.
쏘가리 대량양식 성공은 김 대표가 20년 넘게 집요한 연구를 거듭한 결과물이다. 그는 간디스토마(민물고기에 있는 기생충)를 없앤 친환경 양식으로 ‘쏘가리 회’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다.
22년 연구 끝에 얻은 결실
김 대표의 쏘가리연구소 겸 양식장은 경남 산청의 산골 마을에 있다. 1만6500(약 5000평) 규모 부지에 가로·세로 6~8m 크기의 수조 20여 개가 자리잡고 있다. 1996년 쏘가리 양식에 뛰어든 그는 15년의 연구 끝에 쏘가리 사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료 개발로 자신감을 얻는 그는 2016년 쏘가리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추면서 지금의 양식장이 탄생했다.
쏘가리 치어가 상품성을 갖춘 500g~1㎏짜리 쏘가리로 성장하는 데 20개월가량 걸린다. 간혹 2㎏을 넘는 대형 쏘가리가 나오기도 한다. 쏘가리는 ㎏당 12만~18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2㎏이 넘는 대형 쏘가리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김 대표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어낸 결론은 양식장을 한여름 기온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는 “온도, 수질, 사료 등 쏘가리가 잘 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찾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며 “하지만 이제 연간 30t 규모의 쏘가리를 생산해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짜장면도 못 사주고 버틴 세월
남강 수몰지구에서 유년기를 보낸 김 대표의 생업은 쏘가리 유통이었다. 한때 가두리 양식장도 크게 했다. 하지만 자연재해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재미를 못 봤다. 향어를 키우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포기하고, 1996년 쏘가리 양식으로 전환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다. 5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던 양식은 긴 인고의 시간을 요구했다. 쏘가리 양식 연구에 몰두하던 시절, 돈벌이가 없어 근근이 버텼다. 쏘가리 종묘를 만들기까지 7년 동안 아무런 소득 없이 지내야 했다.
김 대표는 “벌이가 없어 한창 크는 아이들에게 짜장면 한 번 사주질 못했다”고 회상했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그의 숨통을 터준 건 정부의 민물고기 방류사업이었다. 김 대표가 확보하고 있던 쏘가리 치어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값에 사 강가에 방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쏘가리 치어를 다량 확보하고 있는 데가 김 대표밖에 없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원이 됐다.
간디스토마 제로, 한국인의 밥상으로
김 대표는 쏘가리 양식이 벽에 부딪히자 대학원에 진학해 생태학과 유전학을 공부했다. 그걸로 부족해 경남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에서 수질 공부까지 했다. 이때의 연구자료가 쏘가리 양식에 접목되면서 성과로 이어졌다. 수질관리에도 새롭게 눈을 떴다. 6억원의 자금을 넣어 쏘가리양식장을 순환여과식으로 만든 이유다. 쏘가리 배설물은 모두 걸러내 정화한 뒤 인근 과수원으로 보낸다. 쏘가리의 가장 큰 적인 간디스토마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살균·살충 시스템도 완비했다.
김 대표의 쏘가리연구소는 올해 10t가량 출하하고, 내년부터 연간 30t의 쏘가리를 양산해낼 계획이다. 양식장을 찾아오는 소비자에겐 시중가의 절반에 쏘가리를 판매하고 있다. 쏘가리 회 판매점포를 늘리고, 서울에 쏘가리 직판장도 낼 계획이다.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민물고기가 간디스토마를 유발한다는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김진규 한국쏘가리연구소가 생산한 양식 쏘가리에선 간디스토마가 검출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생산 단계부터 발생 요인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쏘가리는 민물이 깨끗하던 시절 회, 무침, 탕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던 식재료”라며 “쏘가리 전성시대를 새롭게 열고 싶다”고 말했다.
산청=FARM 이지훈 기자
전문은 ☞ m.blog.naver.com/nong-up/221554259703
쏘가리 대량양식 성공은 김 대표가 20년 넘게 집요한 연구를 거듭한 결과물이다. 그는 간디스토마(민물고기에 있는 기생충)를 없앤 친환경 양식으로 ‘쏘가리 회’ 시장을 개척하겠다는 포부다.
22년 연구 끝에 얻은 결실
김 대표의 쏘가리연구소 겸 양식장은 경남 산청의 산골 마을에 있다. 1만6500(약 5000평) 규모 부지에 가로·세로 6~8m 크기의 수조 20여 개가 자리잡고 있다. 1996년 쏘가리 양식에 뛰어든 그는 15년의 연구 끝에 쏘가리 사료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사료 개발로 자신감을 얻는 그는 2016년 쏘가리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추면서 지금의 양식장이 탄생했다.
쏘가리 치어가 상품성을 갖춘 500g~1㎏짜리 쏘가리로 성장하는 데 20개월가량 걸린다. 간혹 2㎏을 넘는 대형 쏘가리가 나오기도 한다. 쏘가리는 ㎏당 12만~18만원 정도에 거래된다. 2㎏이 넘는 대형 쏘가리는 ‘부르는 게 값’일 정도다. 김 대표가 수없이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얻어낸 결론은 양식장을 한여름 기온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그는 “온도, 수질, 사료 등 쏘가리가 잘 클 수 있는 최적의 환경을 찾는 데 긴 시간이 걸렸다”며 “하지만 이제 연간 30t 규모의 쏘가리를 생산해내는 데 전혀 문제가 없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짜장면도 못 사주고 버틴 세월
남강 수몰지구에서 유년기를 보낸 김 대표의 생업은 쏘가리 유통이었다. 한때 가두리 양식장도 크게 했다. 하지만 자연재해 등 각종 악재가 겹치면서 재미를 못 봤다. 향어를 키우다 수지타산이 맞지 않아 포기하고, 1996년 쏘가리 양식으로 전환했다.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이었다. 5년이면 가능할 것으로 내다봤던 양식은 긴 인고의 시간을 요구했다. 쏘가리 양식 연구에 몰두하던 시절, 돈벌이가 없어 근근이 버텼다. 쏘가리 종묘를 만들기까지 7년 동안 아무런 소득 없이 지내야 했다.
김 대표는 “벌이가 없어 한창 크는 아이들에게 짜장면 한 번 사주질 못했다”고 회상했다. 자금난에 허덕이던 그의 숨통을 터준 건 정부의 민물고기 방류사업이었다. 김 대표가 확보하고 있던 쏘가리 치어를 지방자치단체에서 제값에 사 강가에 방류하기 시작한 것이다. 쏘가리 치어를 다량 확보하고 있는 데가 김 대표밖에 없었기 때문에 안정적인 수익원이 됐다.
간디스토마 제로, 한국인의 밥상으로
김 대표는 쏘가리 양식이 벽에 부딪히자 대학원에 진학해 생태학과 유전학을 공부했다. 그걸로 부족해 경남과학기술대 환경공학과에서 수질 공부까지 했다. 이때의 연구자료가 쏘가리 양식에 접목되면서 성과로 이어졌다. 수질관리에도 새롭게 눈을 떴다. 6억원의 자금을 넣어 쏘가리양식장을 순환여과식으로 만든 이유다. 쏘가리 배설물은 모두 걸러내 정화한 뒤 인근 과수원으로 보낸다. 쏘가리의 가장 큰 적인 간디스토마를 원천 차단하기 위해 살균·살충 시스템도 완비했다.
김 대표의 쏘가리연구소는 올해 10t가량 출하하고, 내년부터 연간 30t의 쏘가리를 양산해낼 계획이다. 양식장을 찾아오는 소비자에겐 시중가의 절반에 쏘가리를 판매하고 있다. 쏘가리 회 판매점포를 늘리고, 서울에 쏘가리 직판장도 낼 계획이다. 가장 큰 도전 과제는 민물고기가 간디스토마를 유발한다는 소비자의 부정적 인식을 바꾸는 일이다. 김진규 한국쏘가리연구소가 생산한 양식 쏘가리에선 간디스토마가 검출되지 않는다고 강조한다. 생산 단계부터 발생 요인을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는 “쏘가리는 민물이 깨끗하던 시절 회, 무침, 탕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던 식재료”라며 “쏘가리 전성시대를 새롭게 열고 싶다”고 말했다.
산청=FARM 이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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