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 향후 상황 주시
日 언론 "수출관리 엄격화, 반도체 국제 공급망에 또 시련"
일본 정부가 한국에 대한 수출관리를 엄격히 하면서 반도체업계 등이 구축해 온 국제 공급망이 또다시 시련을 겪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3일 전했다.

이 신문은 "한국 기업에서는 반도체 소재의 재고를 늘리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고, 조달처 변경을 시사 받은 일본 기업도 있다"며 "상황을 주시하는 기업도 많다"고 소개했다.

보도에 따르면 일본이 지난달 4일 한국에 대해 수출규제 조치를 단행한 반도체 소재 3개 품목의 경우 수출이 정체하고 있다.

고순도 불화가스(에칭가스)를 생산하는 쇼와전공(電工)은 같은 달 중순 경제산업성에 수출 신청을 한 것으로 보이지만 "현시점에서는 허가가 나지 않았다"고 한다.

감광제인 포토리지스트(PR)를 취급하는 JSR도 지난달 말 시점까지 수출허가를 받지 못한 듯하다고 니혼게이자이는 전했다.

일본 정부는 지난 2일 수출 절차 간소화 혜택을 주는 '백색국가' 명단에서 한국을 제외하는 법령 개정안을 각의(국무회의)에서 의결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우대국 명단에서 한국이 제외되면 절차에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전망한 뒤 "이 같은 사태를 예상한 한국 기업의 사재기 움직임도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화학상사인 나가세산업의 경우 지난달 하순 이후 한국 업체로부터 평소보다 2배 많은 발주가 잇따랐다는 것이다.

이 업체는 지난달 수출규제 조치가 이뤄진 3개 품목을 취급하지는 않지만, 이외의 반도체 소재를 수출하고 있다.

한 비철금속 업체는 한국의 반도체 업체로부터 전자 부재(部材)에 대해 "한국에서 같은 것을 조달할 수 있다면 바꿀 것"이라는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히타치금속 측도 "(한국 고객이) 조달처를 다양화하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아사히신문도 일본 기업이 백색국가에서 한국이 제외되는 사태에 대비해 향후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이날 전했다.

산업기계 분야의 야스카와전기는 실제로 한국이 제외되면 한국으로의 출하가 1∼2개월 가량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력인 산업용 로봇이나 제어기기의 거래가 감소하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지만 설비투자에 신중한 기업이 늘면서 수주가 줄어들 것을 불안시 하고 있다고 아사히는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