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기인 신부 제주에 집, 가수 최성원·루시드폴·장필순·방송인 허수경 이주
부동산 가격폭등 부작용에 이주 열기 시들…"집값 과열·과잉개발 해결해야"

"제주 여름 하늘은 구름 박물관 같아요.

토끼 모양, 돌고래 모양 구름 다 제각각으로 아름다워요.

"
"제주 올레길을 '꼬딱꼬딱'(느리지만 꾸준하게) 걸으멍 햇살에 반짝반짝 빛나는 풍광을 만끽하고 있어요.

"
제주로 삶의 터전을 옮긴 이주민들은 제주에서 오랜 시간을 두고 살펴보지 않았다면 보지 못했을 풍경을 보면서 만족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아 말한다.

제주 이주민은 8∼9년 전부터 서서히 늘기 시작했다.

현재 부동산 가격 폭등 등의 문제로 제주를 떠나 다시 돌아가는 사람들도 있으나 여전히 많은 이주민들이 제주로 오고 있다.

제주 이주민 중에는 하늘의 별처럼 반짝반짝 빛나는 연예인들이나 유명인사들도 있다.

"떠나요 둘이서/ 모든 걸 훌훌 버리고 / 제주도 푸른 밤 그 별 아래"
그룹 '들국화'의 최성원은 제주를 '푸른 밤 그 별 아래'의 제주를 노래하다가 2010년 제주에 정착했다.

지난달 27∼28일 주말 휴식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이 제주시 한림읍을 깜짝 방문하면서 문 대통령의 '정신적 지주'로 알려진 송기인 신부가 대통령이 찾은 한림읍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소식도 알려졌다.

송 신부는 1981년 부림사건 진상규명 운동 당시부터 노무현 전 대통령과 더불어 문 대통령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부산 민주화 운동의 대부로 불리는 송 신부는 제주시 한림읍 농촌 마을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

[줌in제주] 대통령 멘토도 반한 곳…유명인들 "제주에 집 있어요"
한때 '소길댁'이라고 불린 가수 이효리와 이효리의 남편 이상순과 이재훈, 이정, 루시드폴, 장필순, 윤영배, 조동익, 허수경, 장선우, 김숙 등은 제주에 거주하거나 혹은 제주에 집을 소유하고 있다.

2013년 이상순과 결혼 후 제주시 애월읍에 살기 시작한 이효리는 블로그 운영을 통해 신혼 생활의 자잘한 이야기부터 제주 자연의 모습까지 폭넓은 이야기를 전달했다.

또 방송 민박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제주에서의 낭만적인 삶을 보여줬다.

현재 이효리-이상순 부부는 제주시 애월읍 집을 해당 방송사에 넘겼고 이씨 부부도 다른 곳으로 이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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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제주에 이주한 방송인 허수경씨는 제주시 조천읍에 거주하면서 여러 방면에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나가고 있다.

루시드폴도 2014년 결혼과 함께 제주로 이주했다.

루시드 폴의 정규 7집 '누군가를 위한'은 제주도에서의 생활을 집약한 음반이다.

CD에 붙은 동화 '푸른 연꽃'의 배경은 모두 그의 집 주변 풍경이다.

2015년 최초 판매 당시 한정판에는 루시드폴이 제주에서 직접 재배한 귤 1㎏과 사진 엽서가 얹어져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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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어송라이터 장필순에 이어 조동익, 윤영배 등 레이블 '하나음악'을 계승한 음악공동체 '푸른곰팡이' 소속 뮤지션들도 제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민중 음악을 다루는 꽃다지의 조성일, 노래를 찾는 사람들의 김형철도 제주에 살고 있다.

인공지능 '알파고'(Alphago)와 세기의 대결을 펼친 이세돌 9단은 지난 3월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아내 김현진씨와 딸이 거주할 아파트를 매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딸 혜림 양이 제주영어교육도시 내 한국국제학교(KIS)에 입학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영화감독 김태용과 배우 탕웨이 부부도 제주영어교육도시에 작업실을 마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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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활약한 박지성과 그의 아내 김민지 역시 제주에 세컨드하우스가 있다.

이곳은 이 부부의 비공개 약혼식 장소이자 웨딩 화보 촬영지로 알려졌다.

JYJ 김준수는 지난해 서귀포시에 토스카나 호텔을 지어 운영 중이다.

이 호텔은 2만1천여㎡ 규모에 지하 1층∼지상 4층 객실 수 61개인 본관과 고급형 풀빌라 4동이 있다.

가수 지드래곤은 제주시 애월읍 카페 운영에 관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배우 윤진서도 제주에 집을 구해 살고 있다.

윤진서는 자신의 제주 집에서 결혼식을 올려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개그우먼 김숙과 송은이도 성읍민속마을에 집을 샀다.

영화배우이자 국회의원을 지낸 신영균은 1999년부터 서귀포시 남원읍에 제주신영영화박물관을 운영하고 있다.

'제주愛' 1세대인 셈이다.

영화박물관으로는 국내 최초인 이 박물관은 부지 1만3천여㎡에 지하 2층, 지상 2층 규모다.

2002년 고인이 된 개그맨 이주일도 생전 서귀포시 보목포구 인근에 별장을 소유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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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주 이주 열풍 언제부터
제주로의 이주 열풍은 2010년부터 시작됐다.

제주는 2009년까지 전입자보다 전출자가 많은 '전출 초과' 지역이었지만, 2010년부터 각박한 도시 생활에서 벗어나 삶의 여유를 찾으려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순 유입 인구가 증가하기 시작했다.

순 유입 인구는 2010년 437명, 2011년 2천343명, 2012년 4천876명, 2013년 7천823명, 2014년 1만1천112명 등 꾸준히 늘어났다.

지난해 제주도가 발표한 '2018 제주사회조사 및 사회지표'에 따르면 제주로 이주한 지 10년 미만인 사람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주를 결심한 주된 이유는 '회사 이직 또는 파견', '새로운 직업·사업 도전', '새로운 주거환경', '자연과 함께하는 전원생활', '건강·힐링을 위한 환경', '자녀의 교육환경', '퇴직 후 새로운 정착지'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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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2015년부터 2017년까지는 1만4천명 수준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갑자기 50명으로 급격히 줄었다.

이주 열풍이 꺼져가는 이유에 대해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첫째로 과잉 개발로 인한 환경파괴 논란이 이어지면서 자연환경과 더불어 삶의 질을 찾아 제주에 오던 사람들이 더는 제주에 매력을 느끼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농업과 서비스업 등 새로운 직업·사업을 찾아 많은 사람이 도전했지만, 실패를 경험하거나 과도한 경쟁으로 말미암아 만족스러운 소득을 내지 못하고 있다.

이외에도 부동산 시장 과열로 인해 주거환경 역시 날이 갈수록 악화하고, 언어와 관습 등 지역 문화 또는 지역주민과의 관계 면에서 적응하지 못해 애를 먹는 경우도 많이 발생한다.

전문가들은 인구가 감소세로 접어들기 전에 제주도가 부동산 시장 과열과 과잉 개발 문제에 제대로 대처해 여전히 매력 있는 제주 섬을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