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랭킹 1위 고진영까지 최종 라운드서 '필드의 한·일전'
남달라 vs 신데렐라…박성현·시부노, 브리티시오픈 우승 경쟁
'남달라냐, 신데렐라냐.'

시즌 마지막 메이저 골프대회인 AIG 여자 브리티시오픈(총상금 450만달러) 우승을 놓고 '남달라' 박성현(26)과 세계 랭킹 1위 고진영(24), '스마일 신데렐라' 시부노 히나코(일본)의 경쟁이 펼쳐진다.

3일(현지시간) 영국 잉글랜드 밀턴킨스의 워번 골프클럽(파72)에서 끝난 대회 3라운드까지 시부노가 14언더파로 단독 선두에 올랐고 박성현이 11언더파 단독 3위, 고진영은 10언더파로 공동 4위에 자리했다.

애슐리 뷰하이(남아공)가 12언더파 단독 2위로 시부노와 함께 챔피언 조에서 경기하지만 우승 확률 면에서는 박성현, 고진영보다 못할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외국 베팅 업체인 윌리엄 힐은 3라운드가 끝난 시점에 우승 배당률을 시부노 15/8, 박성현 10/3, 고진영 5/1, 뷰하이 6/1 순으로 책정했다.

래드브록스 역시 시부노 9/5, 박성현 7/2, 고진영 5/1, 뷰하이 11/2 순이다.

우승 배당률이 낮을수록 우승 확률은 크다는 의미다.

뷰하이는 3라운드까지 2위지만 현재 세계 랭킹 123위에 불과하고,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우승이 없다는 점 등에서 높은 점수를 받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남달라 vs 신데렐라…박성현·시부노, 브리티시오픈 우승 경쟁
2타 차 단독 선두인 21세 시부노는 올해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투어 신인이다.

신인이지만 올해 일본 메이저 대회인 살롱파스컵에서 우승하는 등 2승을 따냈고, 일본 상금 랭킹 2위에 세계 랭킹도 46위에 올라 있는 선수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에 따르면 일본에서도 비교적 알려지지 않은 선수인데 경기 도중 미소를 잘 짓는다고 해서 '스마일 신데렐라'라는 별명이 있다는 것이다.

일본 이외의 나라에서 열린 대회에 출전한 것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JLPGA 투어 퀄리파잉 대회를 통과했다는 시부노는 "컷 통과를 목표로 이번 대회에 나왔다"고 말했다.

JLPGA 투어 입문 이후 첫 메이저 대회 살롱파스컵에서 '깜짝 우승'을 차지한 시부노가 역시 생애 처음 출전한 LPGA 투어 메이저 대회까지 제패하면 말 그대로 '신데렐라 스토리'가 된다.

또 1977년 히구치 히사코 이후 42년 만에 일본 선수의 메이저 우승도 달성할 수 있다.

이에 맞서는 '남달라' 박성현은 최근 두 차례 메이저 대회에서 모두 아쉽게 우승을 놓쳐 '2전 3기'에 도전한다.

6월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는 1타 차로 준우승했고, 지난달 에비앙 챔피언십에서는 3라운드까지 역시 1타 차 2위를 달렸으나 마지막 날 타수를 잃고 6위로 밀렸다.

올해 목표를 '메이저 포함 5승'으로 내건 박성현으로서는 시즌 마지막 메이저인 이번 대회를 놓칠 수 없다.

현재 세계 랭킹 2위 박성현은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1위 자리를 1주일 만에 되찾는다.

또 2017년 US오픈, 2018년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도 최종 라운드에서 각각 3타, 4타 차를 뒤집고 정상에 올라 이번에도 '역전 드라마'를 기대할 만하다.
남달라 vs 신데렐라…박성현·시부노, 브리티시오픈 우승 경쟁
4타 차인 고진영에게도 기회는 있다.

고진영은 지난달 에비앙 챔피언십에서 우승할 때도 3라운드까지 선두와 격차가 4타였다.

현재 세계 랭킹 1위 고진영이 이번 대회 정상에 오르면 2013년 박인비(31) 이후 6년 만에 시즌 메이저 3승을 달성하는 대기록을 세운다.

1년에 메이저 3승은 박인비 외에 1950년 베이브 자하리아스, 1961년 미키 라이트, 1986년 팻 브래들리(이상 미국)까지 네 명만 해낸 기록이다.

남자 선수까지 통틀어도 1953년 벤 호건과 2000년 타이거 우즈(이상 미국)가 이 명단에 추가될 뿐이다.

특히 박성현이나 고진영이 역전 우승을 해내면 사상 최초로 한국 선수들이 1년에 메이저 4승을 합작하게 된다.

올해 고진영이 4월 ANA 인스퍼레이션과 지난달 에비앙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이정은(23)은 6월 US오픈 정상에 올랐다.

또 박성현이나 고진영이 우승할 경우 5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3개 대회 우승 경력을 지니게 되면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에도 바짝 다가설 수 있다.

이 대회에서 우승한다는 전제 아래 박성현은 ANA 인스퍼레이션과 에비앙 챔피언십이 남고, 고진영은 US오픈과 여자 PGA 챔피언십에서 커리어 그랜드 슬램 달성에 도전하게 된다.

시부노와 뷰하이로 구성된 챔피언 조는 한국 시간으로 4일 밤 10시 35분에 4라운드를 시작한다.

박성현은 모건 프레슬(미국)과 함께 밤 10시 25분에 1번 홀을 출발한다.

고진영은 리젯 살라스(미국)를 파트너로 삼아 밤 10시 15분에 1번 홀로 나간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