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백색국가 제외, IT전자업계 '발등의 불' [연합뉴스=자료사진]
日 백색국가 제외, IT전자업계 '발등의 불' [연합뉴스=자료사진]
한일 양국이 사실상 '경제전쟁'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국내 전자업계는 올해 말을 '마지노선'으로 정하고 대체재 발굴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 지원을 발판으로 소재·부품 국산화 노력에도 나서는 것과 동시에 대체 조달처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분위기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반도체 쌍두마차'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일본 제품의 대체재를 찾기 위해서는 앞으로 최단 2개월에서 최장 6개월의 테스트 기간이 필요할 것으로 전망됐다.

반도체 업계는 일본이 지난달 3개 핵심 소재를 수출 규제 대상에 올리면서 고순도 불화수소(HF) 확보에 비상이 걸리자 국내외 업체들의 제품을 끌어모아 테스트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순도 100%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일본 제품과 같은 수준의 품질을 기대하긴 힘들지만 촌각을 다투는 상황에서 순도가 조금 낮더라도 대체만 가능하다면 쓰지 않을 이유가 없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고순도 불화수소 재고는 2개월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머지않아 수출 규제의 영향이 가시화한다는 뜻으로, 한시라도 빨리 소재 대체 방안을 마련해야 하는 상황이다.

일본의 불화수소 수출 규제 '영향권'에 있는 LG디스플레이도 앞서 "중국산과 국산 등 대체재를 찾고 있다"면서 "현재 테스트 중"이라고 언급한 바 있으며, 이미 상당히 진전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반도체·디스플레이 업계의 대체재 확보 노력에 국내 소재 업체들도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SK그룹 계열 반도체 소재 회사인 SK머티리얼즈는 최근 고순도 불화수소 개발을 본격화한다고 발표했다. 최근 최종 검토를 마친 뒤 설비 개발에 착수했으며, 올해 말 샘플 생산을 목표로 속도를 내고 있다.

또 솔브레인이 생산한 고순도 불화수소가 최근 삼성전자의 제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언론 보도가 나왔으나 삼성 측은 "아직 대체 가능한 제품으로 평가된 것은 없다"고 부인했다.

업계 관계자는 "소재 국산화는 엄청난 비용과 시간이 소요되고, 다른 변수들이 나타나는 경우도 많다"면서 "국내 소재 업체가 기술력을 확보할 때까지 기다리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당장은 중국, 유럽, 미국 등 기술력이 조금이라도 확보된 지역에서 대체품을 찾는 게 최선이라는 것이다. 이처럼 일본 업체들이 높은 '특허장벽'으로 신규 진입을 막기 때문에 소재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추가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