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수출규제 이슈가 불거진 지난 한 달간 수혜주로 부상한 종목들의 시가총액이 2조원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그러나 ‘애국주’ 등 테마에 편승해 주가가 과열 양상을 빚고 있는 종목이 적지 않은 만큼 투자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日 수출규제 수혜株, 시총 한달 새 2兆 늘었다
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일본 수출규제 수혜주로 꼽히는 주요 종목 21개의 시가총액은 2일 현재 7조297억원으로 일본 정부의 첫 발표 직전인 지난 6월 28일 종가 기준(5조2794억원)보다 33.1%(1조7050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자류, 식자재 등 반사이익이 예상되는 업종의 범위가 갈수록 넓어지고 있어 군소 종목까지 합칠 경우 시총 증가액이 2조원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 종목은 일본 정부가 수출을 규제한 반도체 소재 등 품목을 국산화할 수 있거나 최근 일제 불매운동으로 대체 수요 확대가 기대되는 기업이다. 이 가운데 주가가 가장 많이 오른 종목은 속옷 제조업체인 남영비비안으로 지난달 19일 6800원에서 이달 2일 2만8100원으로 313.24% 수직 상승했다. 남영비비안은 유니클로 등 일본 패션 브랜드에 대한 불매운동으로 국내 속옷업체의 판매량이 늘었다는 소식에 주가가 강세를 보인 데다 경영권 매각설까지 퍼져 지난달 23일 상한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일제 주류·문구류 불매운동의 수혜가 예상되는 하이트진로홀딩스우(176.00%)와 모나미(150.10%) 등도 급등했으며 반도체 소재 관련 제품을 생산하는 램테크놀러지(129.40%), 솔브레인(47.94%) 등도 크게 올랐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수혜주로 알려진 종목 가운데 상당수는 실제 실적 개선 폭이 유의미할 정도는 아닐 것”이라며 “일본 수입 소재·부품 등 국산화는 실적에 반영되려면 최소 2~3년 이상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간 급등한 종목은 차익 매물로 인해 주가가 급락할 수도 있기 때문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호기 기자 hg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