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유 전동킥보드 '라임' 韓 진출
공유 전동킥보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라임이 이르면 다음달 한국 내 서비스를 시작한다. 라임은 우버가 인수한 점프와 더불어 미국의 대표적인 공유 전동킥보드 업체다. 국내 공유 전동킥보드 서비스 시장이 커지자 해외 마이크로 모빌리티(단거리 이동수단) 업체의 진출이 늘어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라임은 한국에서 2000대의 전동킥보드(사진)를 운영할 예정이다. 현재 ‘킥고잉’ 브랜드로 가장 많은 전동킥보드를 서비스하는 국내 올룰로(2000대)와 같은 규모다.

‘씽씽’을 운영하는 피유엠피가 1000대, ‘스윙’을 출시한 더스윙이 600대, ‘고고씽’을 서비스하는 매스아시아가 300대, 기타 업체가 100~200대 수준인 점을 감안할 때 라임은 물량 공세로 경쟁우위에 서겠다는 전략이다.

라임의 진출 지역은 사무실이 밀집된 서울 강남과 종로, 을지로 등으로 예상된다. 피유엠피의 분석 자료에 따르면 평일 오전 8시부터 낮 12시까지 출근시간과 오후 6~8시 퇴근시간에 전동킥보드 이용률이 높았다. 출퇴근 단거리 이동이 필요한 직장인이 주로 이용한다는 의미다.

라임은 한 달 전 한국지사 인력을 채용하기 시작한 뒤 조직 구성을 거의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서비스는 이르면 다음달 출시될 전망이다. 2017년 설립된 라임은 미국, 유럽 등에서 공유 서비스를 하고 있다. 기업가치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를 인정받은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이다.

한국에는 이미 독일 윈드, 싱가포르 빔 같은 외국 업체가 진출해 있다. 소비자의 높은 스마트폰 이용률과 모바일 결제 능력 등을 고려해 잠재성이 큰 시장으로 판단했다. 자전거도로 이용 허용 등 최근 전동킥보드 관련 규제가 풀리는 것도 작용하고 있다. 현대자동차 등 대기업과 중견기업도 전동킥보드 시장을 넘보고 있다.

이 같은 공세에 국내 전동킥보드 업체들은 규모를 불려가며 대응하는 모습이다. 피유엠피는 이달 말까지 2000대를 추가해 총 3000대의 전동킥보드를 운영할 계획이다. 매스아시아는 대전의 공유 전동킥보드 스타트업 알파카를 흡수합병했다. 안전 이슈에 대처하기 위한 보험도 속속 내놓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라임은 철저한 관리 없이 수량만 늘리는 방식으로 사업을 전개해 ‘생태계 파괴자’라는 악평을 듣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폭넓은 규제 완화가 가능하도록 좋은 사용자경험을 구축하려고 애쓰는 국내 업체로선 라임의 전략이 걱정스럽다”고 덧붙였다.

김남영 기자 ny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