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설득 강화에도 독일·일본 난색, 향후 논의에 영향 예상
에스퍼 미 국방, 2일부터 아시아·대양주 5개국 '설득' 순방

호르무즈 해협의 선박 안전을 위한 미국 주도의 '호위 연합체'(이하 연합체) 구성이 미국의 뜻대로 진전되지 않고 있다.

독일이 지난달 31일 "미국이 계획해 요청한 해상임무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데 이어 일본도 호르무즈 해협에 자위대 함선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도됐다.

아사히(朝日)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31일 바레인에 있는 중부 해군사령부에서 관계국 대표들을 초청한 가운데 연합체 구성 관련 회의를 열었지만 회의에 참가한 대표 상당수가 참여에 신중한 입장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정부는 대상 국가들을 상대로 본격적인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독일, 일본등 주요국들이 불참 의사를 보이고 있어 연합체 구성은 난항이 예상된다.

바레인에서 열린 당시 회의는 지난달 19일 미국 국무부, 25일 플로리다주 탬파에서 열린 회의에 이어 미국이 연합체 구성과 관련해 개최한 3번째 회의였다.

사령부 측은 언론의 취재에 "국제적인 해양안전보장 구상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함정과 항공기 파견 등 각국에 요청할 구체적 기여방안을 제시하고 참여를 촉구한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은 지난달 30일 아세안(동남아국가연합) 회의 참석차 방콕으로 가는 항공기 내에서 "여러 나라의 중요한 제품이 호르무즈해협을 통과하고 있다.

그 문제에 대해 협의할 것"이라고 동행 기자단에 밝혔다.

아세안 회의에서 관계국에 연합체 구상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하겠다는 생각을 내비친 셈이다.

그러나 유럽과 아시아 주요 국가들은 이란 핵합의에서 이탈한 미국의 '이란 포위망'에 가담하기를 꺼리고 있다.

영국은 유럽 주도의 선박공동호위를 제안, 미국이 주도하는 연합체 구상과는 일정한 거리를 두고 있다.

美 주도 '호르무즈 호위 연합체' 구성 난항…주요국 불참할 듯
이런 터에 유럽과 아시아의 주요 국가인 독일과 일본이 불참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져 향후 연합체 구성논의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하이코 마스 독일 외무장관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독일 정부는 미국이 계획해 요청한 해상 임무에 참여하지 않을 것" 이라면서 "군사적인 해결책은 안된다.

독일 정부는 외교적인 해결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말했다.

울리케 뎀버 총리실 대변인도 "이란에 대한 독일의 정책은 미국의 접근과는 분명히 다르다"면서 "독일의 최우선 과제는 긴장 완화와 이란 핵합의(포괄적 공동행동계획. JCPOA)를 유지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도 연합체에 참여해 달라는 미국의 요청을 받고 '해상경비 행동' 명목으로 자위대를 파견하는 방안을 검토했지만 미국이 연합체를 '대 이란포위망'으로 설명하고 있는 상황에서 함선을 파견하면 이란이 반발할 것을 우려, 함정을 파견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도됐다.

폼페이오 장관은 29일 미국에서 한 강연에서 연합체 결성에 대해 "기대했던 것보다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애초 7월 중 참가국을 확정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조정이 뜻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음을 사실상 시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방부에 따르면 막 취임한 마크 에스퍼 신임 국방장관이 2일부터 하와이를 경유, 호주, 뉴질랜드, 일본, 몽골, 한국을 순방할 계획이다.

자국 주도 연합체에 각국의 참여를 요청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어느 정도 성과를 거둘지는 알 수 없다고 아사히 신문이 지적했다.

이와 관련, 국방부는 정경두 장관과 에스퍼 미국 신임 국방부 장관이 9일 국방부 청사에서 양국 국방장관 회담을 개최한다고 발표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