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석의 월스트리트나우] 농민 연설 앞둔 트럼프, 반대 무릅쓰고 대중 관세 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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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증시의 투자 심리는 매우 차갑습니다. 지난 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산 수입품 3000억달러 규모에 대한 9월 추가 관세 부과 발표 탓입니다.
“8월 내내 조정을 받을 것이다”, “조정폭은 10%를 넘을 수 있다” 이런 부정적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 참모 중 찬성한 사람은 ‘초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 밖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날 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에서 대중 집회 참석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오하이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자, 이번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인 미국 농민들이 많은 곳입니다. 이날 밤 농민들 앞에서 연설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농산물 수입을 지키지 않는 중국에 대해 관세 부과를 전격 제안하고 밀어부쳤다는 겁니다.
이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위해서라면 어떤 조치든 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격량이 일 수 있겠습니다.
한국경제TV와의 5일 아침 인터뷰 내용을 싣습니다.
질문1>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이후, 미국과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월가 투자은행들을 중심으로 다음달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세계 경제도 더 둔화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모건스탠리인데요. 지난 2일 보고서에서 9월 추가 관세 시행 가능성은 매우 높다면서 만약 “추가로 관세율이 10%에서 25%로 인상되고, 4~6개월 가량 유지될 경우 3개 분기 내로 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유는 다음달 10% 관세가 부과될 3000억달러 규모의 상품들은 스마트폰, 노트북 등 IT기기와 신발, 의류, 장난감 등 소비재가 많아 영향력면에서 이전에 관세가 부과된 중간재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겁니다. 통계에 따르면 그동안 관세를 부과한 2500억달러 상품 중 500억달러가 소비재인데, 이번에는 3000억달러 중 1200억달러가 핵심 소비재들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세부적으로 보시면 무역전쟁 불확실성으로 기업 투자가 2016년 이후 처음 감소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소비가 4.3%나 증가해 경기를 지탱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재에 10% 관세가 부과되고, 기업들이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할 경우 소비도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지난주 금요일 뉴욕 증시에서는 애플과 나이키, 베이스바이 등 소비재 관련주의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웨드부시 증권사는 만약 애플이 관세 여파로 아이폰 가격을 10% 올리면 2020년 미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600만~800만 대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에 관세로 인해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는 점입니다. 도이치뱅크는 이번에 관세를 때리면 더 이상 양국 긴장을 완화할 방법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내년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고, 그 사이 중국 경제는 커다란 하방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이번 관세 부과로 미끌어진다면 세계 경제도 더욱 더 침체로 치달을 수밖에 없겠습니다.
질문2> 국제 유가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죠?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날, 국제 유가는 7~8% 폭락해 최근 4년래 최대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금요일엔 단기 낙폭과대로 인식돼 2~3% 반등했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번 관세 부과로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안그래도 추세적으로 감소해온 원유 수요가 하루 25만~50만배럴 가량 더 위축돼 브렌트유가 현재 60달러 내외에서 30달러 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국제 유가 변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OECD 국가의 원유 재고의 경우 OPEC+의 감산과 베네수엘라, 이란의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5년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저조한 글로벌 수요 상황이 명확한데요. 이를 OPEC과 러시아 등이 내년 3월까지 감산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유가를 겨우 50~60달러에서 지탱해왔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더 줄어든다면 이런 정도의 감산으로는 유가를 지금 수준에서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계절적으로 미국의 휘발유의 가장 소비철인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이란이 어제 31일 유조선 1대를 또 억류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 3주간 3번째입니다. 과거라면 국제 유가가 폭등하는 재료가 될 겁니다. 하지만 더 이상 중동의 위기도 유가에 불을 붙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워낙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셰일오일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의 주도권이 OPEC과 중동 국가가 아닌 미국 셰일 업계로 옮겨갔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수요가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셰일이 계속 증산되고 있는데, 이번 관세로 수요 추가 감소가 가시화된다면 유가가 크게 하락할 수도 있겠습니다.
질문3> 2분기 실적 시즌은 어느 마무리 되어 가는데.. 향후 눈여겨볼 이벤트나 이슈가 있다면?
이번 주 예정된 중요한 이벤트는 없습니다. 기업들의 2분기 어닝시즌은 절정을 지났고, 디즈니 등 미디어주와 우버 리프트 등 새로 상장한 카셰어링 업계의 실적 발표 정도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경제 지표도 5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9일 7월 생산자물가 등을 제외하면 미국 경기나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의 발표가 별로 없습니다. 대신 6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 등 몇몇 Fed 인사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더욱 더 뉴욕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 진행 상황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관세 부과를 연기할 수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기 때문에 관세 부과는 기정사실이 됐습니다. 중국이 어떤 종류의 보복을 준비할지, 미국이 관세 외에 또 다른 어떤 조치를 내놓아 중국을 더 압박할 지 등이 흘러나오면 시장을 흔들 수 있겠습니다.
일부에선 기준금리 인하 밖에 기댈 곳이 없는 만큼 다음달 17~18일 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는 조정장이 이어질 것이란 불안한 예측도 나옵니다. 현재 3000 안팎인 S&P500 지수가 5월 초 휴전 이전인 2750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게다가 뉴욕 증시는 현재 휴가철로 거래가 한산하기 때문에 큰 충격이 있다면 갭 하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 8월은 지난 8년간 6번이나 하락했던 달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
“8월 내내 조정을 받을 것이다”, “조정폭은 10%를 넘을 수 있다” 이런 부정적 관측이 대세를 이루고 있습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4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1일 오전 스티브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 존 볼튼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참석한 회의에서 이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중국에 대한 관세 부과를 결정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들 참모 중 찬성한 사람은 ‘초강경파’인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국장 밖에는 없었다고 합니다.
그날 밤 트럼프 대통령은 오하이오에서 대중 집회 참석이 예정되어 있었습니다. 오하이오는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이자, 이번 무역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인 미국 농민들이 많은 곳입니다. 이날 밤 농민들 앞에서 연설을 앞둔 트럼프 대통령이 약속한 농산물 수입을 지키지 않는 중국에 대해 관세 부과를 전격 제안하고 밀어부쳤다는 겁니다.
이는 앞으로 트럼프 대통령이 내년 대선에서 재선을 위해서라면 어떤 조치든 할 수 있다는 걸 시사합니다. 앞으로 더 많은 격량이 일 수 있겠습니다.
한국경제TV와의 5일 아침 인터뷰 내용을 싣습니다.
질문1>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에 추가 관세 부과 계획을 발표한 이후, 미국과 세계 경제에 심각한 타격이 있을 거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죠?
월가 투자은행들을 중심으로 다음달 관세가 부과되면 미국의 경기 침체 가능성이 높아지고, 세계 경제도 더 둔화될 것이란 경고가 나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모건스탠리인데요. 지난 2일 보고서에서 9월 추가 관세 시행 가능성은 매우 높다면서 만약 “추가로 관세율이 10%에서 25%로 인상되고, 4~6개월 가량 유지될 경우 3개 분기 내로 침체가 닥칠 것”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이유는 다음달 10% 관세가 부과될 3000억달러 규모의 상품들은 스마트폰, 노트북 등 IT기기와 신발, 의류, 장난감 등 소비재가 많아 영향력면에서 이전에 관세가 부과된 중간재 등과는 차원이 다르다는 겁니다. 통계에 따르면 그동안 관세를 부과한 2500억달러 상품 중 500억달러가 소비재인데, 이번에는 3000억달러 중 1200억달러가 핵심 소비재들입니다.
지난주 발표된 2분기 미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세부적으로 보시면 무역전쟁 불확실성으로 기업 투자가 2016년 이후 처음 감소한 가운데, 소비자들의 소비가 4.3%나 증가해 경기를 지탱했습니다. 하지만 소비재에 10% 관세가 부과되고, 기업들이 이를 제품 가격에 전가할 경우 소비도 줄어들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우려 때문에 지난주 금요일 뉴욕 증시에서는 애플과 나이키, 베이스바이 등 소비재 관련주의 주가가 급락했습니다. 웨드부시 증권사는 만약 애플이 관세 여파로 아이폰 가격을 10% 올리면 2020년 미국 내 아이폰 판매량은 600만~800만 대 감소할 것으로 관측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이번에 관세로 인해 미중 무역갈등이 해결될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다는 점입니다. 도이치뱅크는 이번에 관세를 때리면 더 이상 양국 긴장을 완화할 방법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습니다. 그러면서 중국은 내년 미국 대선 결과를 기다릴 수밖에 없고, 그 사이 중국 경제는 커다란 하방 위험에 처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G2 국가인 미국과 중국의 경기가 이번 관세 부과로 미끌어진다면 세계 경제도 더욱 더 침체로 치달을 수밖에 없겠습니다.
질문2> 국제 유가 역시 타격을 피할 수 없는 상황이죠?
지난 1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힌 날, 국제 유가는 7~8% 폭락해 최근 4년래 최대 하락을 경험했습니다. 금요일엔 단기 낙폭과대로 인식돼 2~3% 반등했지만 추가 상승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분석입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fA)는 이번 관세 부과로 세계 경기가 둔화되면 안그래도 추세적으로 감소해온 원유 수요가 하루 25만~50만배럴 가량 더 위축돼 브렌트유가 현재 60달러 내외에서 30달러 가량 떨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습니다.
국제 유가 변화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OECD 국가의 원유 재고의 경우 OPEC+의 감산과 베네수엘라, 이란의 생산 감소에도 불구하고 5년 평균 수준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저조한 글로벌 수요 상황이 명확한데요. 이를 OPEC과 러시아 등이 내년 3월까지 감산을 이어가기로 하면서 유가를 겨우 50~60달러에서 지탱해왔습니다. 하지만 수요가 더 줄어든다면 이런 정도의 감산으로는 유가를 지금 수준에서 방어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게다가 계절적으로 미국의 휘발유의 가장 소비철인 드라이빙 시즌이 끝나가고 있기도 합니다.
이란이 어제 31일 유조선 1대를 또 억류했다고 발표했는데요. 지난 3주간 3번째입니다. 과거라면 국제 유가가 폭등하는 재료가 될 겁니다. 하지만 더 이상 중동의 위기도 유가에 불을 붙이지 못하고 있습니다.
워낙 미국에서 지속적으로 셰일오일이 쏟아져 나오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때문에 국제 유가의 주도권이 OPEC과 중동 국가가 아닌 미국 셰일 업계로 옮겨갔다는 분석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수요가 추세적으로 줄어드는 상황에서 셰일이 계속 증산되고 있는데, 이번 관세로 수요 추가 감소가 가시화된다면 유가가 크게 하락할 수도 있겠습니다.
질문3> 2분기 실적 시즌은 어느 마무리 되어 가는데.. 향후 눈여겨볼 이벤트나 이슈가 있다면?
이번 주 예정된 중요한 이벤트는 없습니다. 기업들의 2분기 어닝시즌은 절정을 지났고, 디즈니 등 미디어주와 우버 리프트 등 새로 상장한 카셰어링 업계의 실적 발표 정도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경제 지표도 5일 서비스업 구매관리자지수(PMI), 9일 7월 생산자물가 등을 제외하면 미국 경기나 미 중앙은행(Fed)의 정책 방향을 가늠해볼 수 있는 주요 지표의 발표가 별로 없습니다. 대신 6일 제임스 불러드 세인트루이스연방은행 총재 등 몇몇 Fed 인사들의 연설이 예정돼 있어 지켜볼 필요가 있습니다.
이처럼 이벤트가 없기 때문에 더욱 더 뉴욕 증시는 미중 무역전쟁 진행 상황에 따라 요동칠 가능성이 큽니다.
이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이 ‘관세 부과를 연기할 수 있다’는 보도를 부인했기 때문에 관세 부과는 기정사실이 됐습니다. 중국이 어떤 종류의 보복을 준비할지, 미국이 관세 외에 또 다른 어떤 조치를 내놓아 중국을 더 압박할 지 등이 흘러나오면 시장을 흔들 수 있겠습니다.
일부에선 기준금리 인하 밖에 기댈 곳이 없는 만큼 다음달 17~18일 Fed의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전까지는 조정장이 이어질 것이란 불안한 예측도 나옵니다. 현재 3000 안팎인 S&P500 지수가 5월 초 휴전 이전인 2750까지 내려갈 수 있다는 경고도 있습니다.
게다가 뉴욕 증시는 현재 휴가철로 거래가 한산하기 때문에 큰 충격이 있다면 갭 하락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실제 8월은 지난 8년간 6번이나 하락했던 달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