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즌 10세이브 달성…이강철 감독 "여유가 느껴지더라"
선두타자 안타에도 여유…이대은 "한두 번이 아니라서"
프로야구 kt wiz 이대은이 마무리투수의 덕목 중 하나인 '여유'를 장착했다.

4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와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
이대은은 5-3으로 앞선 9회 말 마운드에 올랐다.

2점 차 리드를 지켜 팀 승리를 마무리하는 게 임무였다.

시작이 좋지 않았다.

이대은은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우전 안타를 허용하고 만다.

김혜성은 키움의 9번 타자다.

이제 이대은은 줄줄이 키움이 자랑하는 이정후, 김하성, 서건창까지 1∼3번 타자들을 상대해야 했다.

이대은은 침착하게 대응했다.

이정후를 5구 끝에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김하성 타석에서는 김혜성의 도루를 허용했다.

이대은은 김하성을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숨을 고른 뒤, 서건창을 우익수 뜬공으로 잡아내며 실점 없이 kt의 승리를 지켰다.

이 투구로 이대은은 시즌 10번째 세이브를 수확했다.

이 승리로 kt는 5위로 도약했다.

kt가 6월 이후에 5위 안에 들어온 것은 창단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만년 하위 팀이던 kt는 이제 포스트시즌을 바라보는 위치가 됐다.

선두타자 안타에도 여유…이대은 "한두 번이 아니라서"
이강철 kt 감독은 경기 후 "이대은이 마운드에서 여유가 느껴질 정도로 좋은 피칭을 했다"고 칭찬했다.

이대은은 선두타자 김혜성에게 안타를 내준 상황에 대해 "그런 적이 한두 번이 아니라서요"라며 크게 개의치 않았다고 말하며 웃었다.

자신을 뒤에서 지켜보고 있던 2루수 박경수가 "점수를 주더라도 우리가 이기는 상황이니 편하게 하자"고 격려해주면서 이대은은 더욱 여유를 갖게 됐다.

그는 "편하게 던졌다"고 돌아봤다.

시즌 초반 이대은은 여유를 가질 겨를이 없었다.

이대은은 미국·일본 프로야구를 경험한 '특급 신인'으로서, 올해 데뷔와 함께 kt 선발투수진의 한 축을 맡아줄 것이라는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그러나 부진한 성적에 손톱 부상이 겹쳐 불펜으로 이동해 재정비의 시간을 가졌다.

그사이 기존 마무리 김재윤이 어깨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면서 이대은은 뜻밖의 보직인 마무리투수를 맡게 됐다.

우여곡절의 시간을 뒤로하고 안정을 되찾은 이대은은 kt의 뒷문에 잘 정착했다.

어느덧 달성한 시즌 10세이브라는 기록이 이를 증명한다.

선두타자 안타에도 여유…이대은 "한두 번이 아니라서"
이대은은 "10세이브보다 팀이 5위 한 것이 더 기쁘다.

제가 처음부터 마무리투수를 한 것도 아니어서 개인 기록 욕심은 없다.

팀이 잘하는 게 좋다"며 "10세이브보다 팀 5위가 더 좋다"고 말했다.

이대은은 마운드에 오르기 전 '이 상황을 막으면 팀이 5위를 한다'는 상황을 알고 있었다면서 "등판해서 그 생각을 안 하려고 했는데, 자꾸 생각이 들더라. 집중해서 던지려고 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10세이브로 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는 당연히 기쁘다"라며 "지난 것은 생각 안 하고 열심히 던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제는 5위를 지켜야 한다.

오래 지켰으면 한다"며 "(순위가) 더 위로 올라가면 좋겠다"고 기대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