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고령화가 이뤄지고 있다. 저성장, 저금리가 ‘뉴노멀(새로운 표준)’로 떠오르고 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5일 발간한 <넥스트 20년, 내 자산 어디에 둘까-일본의 과거 20년이 주는 교훈>이라는 책에서 1990년대 중반 고령사회 진입과 디플레이션이 함께 찾아온 일본의 자산관리 사례를 적극적으로 연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책에 따르면 부동산, 주식시장 등에서 거품이 꺼지는 것을 본 투자자는 공격적인 투자를 꺼렸고, 안전자산 선호 현상이 심해졌다. 고령화로 노인인구가 빠르게 늘어난 것이 이런 경향을 강화했다.

저성장과 자산시장 침체가 이어졌고, 일본 가계의 부(富)는 20년간 제자리걸음했다. 박영호 미래에셋은퇴연구소 연금연구센터장은 “한국 역시 2저1고(저성장·저금리·고령화) 시대에 직면했다”며 “일본 가계의 자산운용 과정에서 나타난 실패와 성공 요소를 바탕으로 가계 자산 구성의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래에셋은퇴연구소는 먼저 부동산에 ‘올인’하는 구조로는 일본과 같은 실패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디플레이션이 시작되기 전에 선제적으로 부동산 비중을 줄이고, 연금 및 금융상품 투자를 통해 금융자산을 확대해야 한다고 했다.

또 매월 꾸준한 소득이 들어오는 자산을 늘려 현금흐름을 원활히 하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저성장, 저금리 시대엔 자산가치를 공격적으로 늘리는 게 어렵기 때문이다. 박 센터장은 “일본 가계는 2000년대 중반부터 고배당주펀드, 리츠(REITs·부동산투자회사) 등 인컴형 자산 비중을 늘렸다”고 소개했다.

또 투자 지역을 국내로 한정하지 말고 해외 투자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했다. 투자 범위도 대체투자 등 다양한 자산군으로 늘려야 한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일본 투자자들은 2000년대 초부터 해외투자를 늘렸지만 채권, 외화예금 외로 투자 대상을 다양화하지는 못했다”며 “부동산 보유 비중을 줄이고 인컴형 자산, 글로벌 자산을 중심으로 금융투자 비중을 늘려 자산을 젊게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