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압약 복용하면 주기적 혈압 확인…천천히 일어나면 도움"
폭염에 앉았다가 일어나니 '어질'…기립성 저혈압 주의
본격적인 무더위가 시작되면서 고혈압 등 만성질환 환자들의 건강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

6일 전문가들은 여름에는 겨울보다 상대적으로 혈압이 낮아지다 보니 갑자기 일어설 때 머리가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이 빈번하게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기립성 저혈압은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나거나 누워 있다가 일어날 때와 같이 자세가 변화할 때 순간적으로 현기증이나 어지럼증, 눈앞이 깜깜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우리 몸의 혈관은 무더위에 노출되면 확장되는데 이때 자세에 변화를 주면 혈압 변동이 생기게 된다.

특히 쪼그려 앉았다가 일어섰을 때 혈관이 순간적으로 수축하면서 뇌로 가는 혈류량이 줄어들고, 이로 인해 어지럼증 등이 나타나게 된다.

기립성 저혈압은 대부분 갑자기 일어났을 때 나타나는데 다시 눕거나 시간이 지나면 가라앉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자신도 모르게 의식을 잃거나 쓰러질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서울아산병원 심장내과 박종훈 교수는 "만약 고혈압 환자가 평소 혈압을 낮추는 약을 먹고 있다면 기립성 저혈압이나 혈압 하강에 따른 피곤함을 느낄 수 있다"며 "30도 이상의 고온과 습한 날씨가 장기간 이어질 때는 겨울 못지않게 혈압을 항시 확인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 오랜 기간 술을 마셔온 알코올 중독 환자는 혈관 탄력성이 떨어져 있어 기립성 저혈압에 노출되기 쉽다.

다사랑중앙병원 전용준 원장은 "술은 체내에 중성지방을 쌓이게 해 혈관의 탄력성에 영향을 주는데, 심하면 혈관이 딱딱하게 굳는 동맥경화를 가져온다"며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나이에 비해 혈액 순환 기능이 좋지 않은 만큼 기립성 저혈압 발생 위험이 높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누워있거나 앉았다가 일어설 때는 의식적으로 시차를 두고 심호흡을 하면서 서서히 일어나는 습관을 가져야 한다"며 "알코올과 커피는 탈수를 유발하고 혈관을 확장하므로 가능한 한 피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