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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의 가치를 높인 '1등 브랜드'
2012년, 전 세계 800만 명이 소셜미디어 생중계를 통해 한 남자의 도전을 지켜보았다. 남자는 지구에서 39km 떨어진 성층권에서 낙하산만 메고 맨몸으로 뛰어내린 후 안전하게 땅에 착지하는 데 성공한다. 이것은 레드불이 3년간 700억원이 넘는 비용을 투자하여 성공한 우주낙하 프로젝트의 이야기다. 레드불은 왜 이 프로젝트를 진행했을까. 레드불은 작년 한 해 68억 개의 제품을 판매하며 에너지 음료를 넘어 음료시장의 절대강자 코카콜라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 검증된 제품, 전 세계 170개국에 구축한 유통망, 탁월한 콘텐츠 마케팅 등 레드불의 성공을 가능하게 했던 요인은 여러 가지가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인간에 대한 이해로부터 출발한 레드불의 철학이 있었다.

철학은 어떻게 브랜드의 무기가 되는가

레드불은 사람들의 도전에 날개를 달아주겠다고 말한다. 레드불의 행보는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에게 가슴뛰는 설렘을 주고 도전을 두려워했던 사람들에게는 할 수 있다는 용기를 준다. 경영·인문 분야의 베스트셀러 ‘철학은 어떻게 삶에 무기가 되는가’에서 저자는 기업과 브랜드가 지속하기 위해서는 ‘철학적 사고’가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철학은 인간의 존재에 대해 고민하고, 인간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연구하는 학문, 즉 인문학이다.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주체도, 브랜드를 소비하는 대상도 결국 사람이다. 인간을 제품의 판매 대상으로만 여기는 것이 아니라 인간 자체를 목적으로 대할 때 브랜드는 사람들이 정말 원하는 본질적인 욕구를 발견할 수 있다.

2019년 소비자들에게 가장 많은 지지를 받은 브랜드는 무엇일까.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소비자포럼·한국경제신문이 주관하는 2019 올해의 브랜드 대상은 지난 2003년부터 매년 대국민 소비자 투표를 통해 한 해를 빛낸 브랜드를 발굴해 시상하고 있다.

2019년 빛낸 올해의 브랜드, 어떻게 선정했나

2019 올해의 브랜드 대상은 브랜드에 대한 치밀한 기초조사와 광범위한 소비자조사, 전문가들의 평가 및 심의를 진행해 선정했다. 한국소비자브랜드위원회와 한국소비자포럼은 ICT, 가전, 건강, 교육, 금융, 쇼핑, 외식, 식품, 인물·문화 등 15개 부문 1695개 브랜드를 1차 선별했다. 이 후보들을 대상으로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3일까지 15일간 홈페이지, 모바일, 전화설문을 통해 소비자 투표를 진행했다.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이번 투표에는 32만963명이 참여했으며 조사 건수는 134만6323건을 기록했다.

한국소비자포럼은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가 세계인의 가슴 속에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중국 소비자가 뽑은 올해의 브랜드를 선정하고 현지 언론과의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널리 알리고 있다.

지난 5월 30일부터 6월 13일까지 인민일보 인민망 홈페이지에서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를 뽑기 위한 중국 소비자 투표를 진행했다. 97만4112명이 현지 조사에 참여했으며 조사 건수는 840만448건에 달한다. 부문별 1위로 선정된 브랜드 가운데 △레모나(이너뷰티) △삼육두유(두유) △투다리(한식프랜차이즈) △누가의료기(의료기기) △제이준코스메틱(마스크팩) △안다르(액티브웨어)가 중국소비자가 뽑은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로 최종 선정됐다. 수상 브랜드는 중국 인민일보 인민망을 통해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 현지에 널리 알려질 계획이다.

한편 이번 대국민 소비자 투표에는 올해의 아이돌, 올해의 트로트가수 등 인물·문화 부문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 높았다. △배우 김영철(올해의 CF모델) △노라조(올해의 개성파뮤지션) △뉴이스트(올해의 남자아이돌) △샘 해밍턴(올해의 외국인예능인) △송가인(올해의 트로트가수) △혜리(올해의 여자예능돌) 등이 올해를 대표하는 인물·문화 브랜드로 선정됐다.

소비자가 뽑은 2019 올해의 브랜드 선정

경동나비엔은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과 제품력을 토대로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전 세계 30여개 국가에 보일러와 온수기를 수출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규모 시장인 북미 지역에서는 콘덴싱 보일러 및 온수기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레모나는 국내부문 및 중국부문에서 모두 1위로 선정되는 쾌거를 이뤘다. 1983년 물 없이 먹는 비타민 산제로 시장에 처음 등장한 이후 36년간 국민에게 변함없는 사랑을 받고 있다.

파리바게뜨는 국내에 프랑스풍 베이커리 문화를 소개하고 발전시키며 대한민국 베이커리 시장을 선도해온 대표 브랜드다. 맛과 품질에서 혁신적인 제품들을 지속적으로 선보이며 국내 식문화에 새로운 가치를 제시하고 있다. 아워홈은 40여 년의 역사와 전통을 지닌 급식사업과 파인 다이닝 레스토랑에서부터 컨세션 매장 운영 등 외식사업을 통해 얻은 고객 인사이트와 노하우를 가정간편식에 적용해 고품질의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e편한세상은 최근 기존 시스템에서 업그레이드한 ‘스마트 클린&케어 솔루션’을 선보이며, 건설사 최초로 자동으로 세대 내외 공기 질이 관리되는 공기정화시스템으로 차별성과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 싱가포르항공은 동남아, 미주, 호주, 유럽 등 34개국 93개 도시를 운항하고 있으며 지난 3월 중거리 기종의 에어버스 A350-900 항공기를 인천∼싱가포르 노선에 새롭게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항공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베로카는 물에 타서 간편하게 섭취할 수 있는 제형으로 2009년 론칭 당시 멀티비타민 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켰던 제품이다. 최근에는 광고모델로 권혁수를 발탁하고 TV와 디지털 광고를 통해 ‘열정이 배로, 에너지가 배로’ 라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전재호 한국소비자포럼 대표는 “2019 올해의 브랜드가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한 자신만의 철학으로 꾸준히 사랑받는 지속가능한 브랜드가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종석 기자 ellisic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