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가 관세 부과를 예고한 미국이 환율조작국 지정 카드까지 꺼내자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구매 중단과 위안화 가치 대폭 절하로 맞대응에 나섰다.
중국 상무부와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6일 홈페이지에 올린 성명을 통해 “중국 기업들이 미국산 농산물 구매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이어 “지난 3일 이후 이미 구매한 미국 농산물에 대한 관세 부과도 배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정부는 다만 새로운 수입 관세를 적용받을 수 있는 미국산 농산물의 수입 규모를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농산물 수출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중서부 ‘팜 벨트(농장지대)’의 이익과 직결된 사안이다.

중국 인민은행은 또 미국 재무부의 환율조작국 지정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위안화 기준환율을 대폭 끌어올렸다. 인민은행은 이날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66% 올린 달러당 6.9683위안으로 고시했다. 전날 기준환율 상승폭(0.33%)의 두 배를 한꺼번에 올린 것이다. 환율을 올렸다는 건 위안화 가치를 그만큼 떨어뜨렸다는 뜻이다.

이로 인해 이날 홍콩 역외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은 장중 전날보다 0.63% 오른 7.1399위안까지 뛰었다. 2010년 홍콩 역외시장이 개설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국 역내시장에서도 위안화 환율은 장중 달러당 7.0602위안까지 올랐다.

중국은 미국을 겨냥해 관광 분야에서도 보복 카드를 꺼내들 태세다. 중국 3대 국유 항공사인 중국국제항공(에어차이나)은 이달 27일부터 중국 베이징~미국 하와이 항공편 운항을 중단한다고 이날 밝혔다. 에어차이나는 해당 항공편 티켓을 구매한 고객에겐 환불해줄 예정이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