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8월 6일 오후 3시36분

웅진그룹 지주사인 (주)웅진이 교환사채(EB) 발행을 추진한다. EB는 투자자가 일정 기간 이후 발행회사가 정한 회사 주식으로 교환할 수 있는 채권이다. 웅진코웨이 재매각을 시작한 가운데 차입금 만기가 속속 다가오자 본격적인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는 평가다.

[마켓인사이트] (주)웅진, 교환사채 발행 추진…코웨이 매각 前 유동성 확보
6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주)웅진은 차입금 상환재원을 조달하기 위해 자회사인 웅진씽크빅 주식을 교환 대상으로 한 EB 발행을 추진하고 있다. (주)웅진은 웅진씽크빅 주식 7758만9617주(지분율 57.83%)를 들고 있다.

(주)웅진은 EB 발행이 여의치 않으면 보유 주식 등을 활용한 담보대출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EB를 발행할 경우엔 (주)웅진의 웅진씽크빅 지분율이 낮아질 수 있어서다. 오는 13~15일 회사채 1100억원의 만기가 도래하는 것을 고려하면 조달액은 500억원 안팎이 될 것이란 관측이다. 지난 3월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69억원이었던 이 회사는 6월 렌탈사업부를 웅진코웨이에 양도해 495억원을 확보했다.

(주)웅진이 현금 마련을 위해 분주해진 것은 자금조달 여건이 급격히 악화돼서다. 웅진그룹은 지난해 10월 웅진코웨이 인수에 들인 약 2조원 중 1조6000억원을 금융시장에서 빌렸다. 지난해 말 926억원이던 (주)웅진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총 차입금은 올해 3월 말 2조357억원으로 뛰었다. 여기에 웅진에너지가 경영난으로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주)웅진의 신용등급은 지난 4월 ‘BBB-’까지 떨어졌다.

웅진그룹은 재무상황이 악화되자 웅진코웨이를 인수한 지 3개월 만인 6월 이 회사를 다시 매물로 내놨다. 최근 국내 1위 도서물류업체인 북센까지 매물로 내놓는 등 보유 자산을 활용한 유동성 확보에 나섰다.

IB업계에선 (주)웅진이 EB 발행에 성공하면 빚 상환 압박에서 잠시 벗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증시 폭락으로 웅진씽크빅 주가가 떨어진 것은 부담으로 꼽힌다. 웅진씽크빅은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45원(-2.12%) 내린 2075원에 장을 마감했다. 3월 13일 3840원을 찍은 뒤 내리막을 타며 약 5개월간 45.96% 하락했다.

웅진그룹 관계자는 “보유 자산을 활용한 리파이낸싱 작업이 원만하게 이뤄지고 있다”며 “렌탈사업부 양도대금과 보유현금 등을 함께 동원하면 문제 없이 차입금을 상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