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현 넷게임즈 대표 "게임은 이용자에게 즐거움·성취감 제공해야"
“인기 게임에는 귀천(貴賤)이 따로 없습니다. 게임 이용자에게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게임이면 좋은 게임이죠.”

박용현 넷게임즈 대표(사진)는 6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게임론(論)을 이같이 간명하게 밝혔다. 그는 “게임에서는 게이머들이 즐거움과 성취감을 느끼는 게 제일 중요하다”며 “그런 점에서 장기나 바둑도 훌륭한 게임”이라고 했다. 아무리 많은 제작비가 투입되고 혁신을 이룬 게임도 이용자들이 재미를 느끼지 못하면 본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박 대표는 국내를 대표하는 게임 개발자다. 엔씨소프트의 ‘리니지2’, 블루홀(현 크래프톤)의 ‘테라’ 등 인기 온라인 게임의 개발을 주도했다. 2015년에는 넷게임즈를 창업해 모바일 게임 ‘히트’, ‘오버히트’ 등도 성공시켰다. 히트로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최고상인 대통령상도 받았다. 그는 PC와 모바일 두 플랫폼에서, 다른 게임으로 모두 흥행시킨 보기 드문 게임 개발자다.

박 대표는 “게임 이용 환경이 PC에서 모바일로 넘어오면서 이용자가 즐기는 방식이 변하긴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PC 온라인 게임은 보통 월정액 방식으로 돈을 내고 게이머들이 주어진 시간을 효율적으로 이용했다”며 “모바일 시대에는 스마트폰의 접근성이 좋아 자투리 시간의 활용이 가능하고 컴퓨터(자동 운영 프로그램)에 게임 진행을 맡기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런 환경에서도 재미를 줘야 하는 게임의 사명은 전혀 바뀌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이런 지론에 따라 신작을 만들고 있다. 오는 11월 출시할 모바일 다중접속역할게임(MMORPG) ‘V4’다. PC 게임 시절 그가 주력했던 MMORPG를 모바일 게임으로 처음 선보일 예정이다. 박 대표와 게임 개발팀의 개발 노하우가 집약되는 게임이다.

넷게임즈는 V4에서 최고 수준의 그래픽과 기술력으로 MMORPG만의 재미를 극대화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모바일 게임 처음으로 게임 속 공간인 서버끼리 만나는 ‘인터 서버’ 장소를 마련할 것”이라며 “이용자들이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방식의 경쟁 요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넷게임즈는 V4 외에도 3개 게임을 동시에 만들고 있다. 그동안엔 하나의 게임 개발에 집중해왔지만 지난해 넥슨에 인수되면서 개발 여력이 생겼다. 그는 “안정적으로 게임 개발에 집중할 수 있게 된 긍정적 결과”라고 했다.

인기 게임을 계속 내왔던 박 대표지만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져 결코 안심할 수 없다”고 했다. 그는 “한국 게임의 성공비결은 우수한 개발 인력이었는데 최근에는 중국의 게임 개발자들이 앞서는 것 같다”고 걱정을 내비치기도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