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맞을 짓 말라"며 또 미사일 도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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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 "평화경제"에 뒤통수
북한이 한·미 연합군사훈련 이틀째인 6일 황해남도 과일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 두 발을 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처할 방안으로 ‘남북한 경제협력을 통한 평화경제’를 언급한 지 하루 만에 북한이 무력시위를 감행한 것이다.
북한은 이날 미사일 도발 이후 이례적으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을 발표하고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을 맹비난했다. 외무성은 담화문에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가 계속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어 “남한이 그렇게도 안보 위협을 느낀다면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게 더 현명한 처사”라며 “미국과 남한이 우리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면 고단할 정도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쏜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3일간 네 번의 미사일 도발을 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 '평화경제' 언급에 北 미사일로 응답…이번엔 내륙횡단 미사일
북한이 6일 새벽 두 발의 탄도미사일 무력 시위와 함께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맹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맞을 짓’ ‘단죄 규탄’이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향후 협상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위협 수위를 높였다.
지난 6월 30일 미·북 판문점 회동 이후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해왔지만 이번에는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지 말라”며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한·미 연합훈련을 강력 견제하고, 조만간 이뤄질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의 기선을 잡으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미국 14번 언급하며 맹비난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에서 “미국과 남한 당국의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위험 (한)계선에 이른 것과 관련해 이를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를 자극하고 위협하는 합동군사연습을 기어코 강행하는 저의가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며 “미국과 남한은 우리로 하여금 국가 안전의 잠재적·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응 조치들을 취하도록 떠민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남한이 입만 벌리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렇게도 안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라고 했다.
A4용지 두 장 분량 담화문에서 ‘미국’이란 단어를 14번 언급하며 미국을 직접 비난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달 25일 이후 연달아 미사일 도발을 해온 북한은 하반기 예정된 미·북 실무협상을 감안한 듯 미국에 대한 비난을 피해왔다. 외무성은 “미국과 남한이 우리의 거듭된 경고를 무심히 대하고 요행수를 바란다면 우리는 그들이 고단할 정도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맹비난하면서도 대화 재개 여지는 남겨뒀다. 외무성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 내륙 어디서든 남한 전역 타격 가능”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5일 이후 네 번째다. 2주 동안 3~4일 간격으로, 말 그대로 동해상을 두들겨 대는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를 37㎞, 비행거리는 450㎞, 최대 비행속도를 마하 6.9 이상으로 분석했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이번 단거리 미사일을 지난달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비행 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정확한 제원은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현재까지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를 모두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2일 발사체에 대해 우리 군 분석과 다른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시험 사격이라고 주장했다. 합참은 “이들 발사체의 속도가 마하 6 이상으로 탄도 미사일과 비슷하며 방사포로 보기에는 너무 빠른 속도”라고 분석했다.
이날 발사는 북한 동부에서 바로 동해상으로 쏘아 올린 최근 사격과 달리 북한 서쪽에서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로 발사했다. 언제 어디서든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군 전문가들 분석이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서면브리핑에서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아래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철저한 감시 및 대비 태세를 유지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군사 행동은 내부 결속 및 향후 정세국면에서 주도권과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북한은 이날 미사일 도발 이후 이례적으로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을 발표하고 연합훈련을 하고 있는 한국과 미국을 맹비난했다. 외무성은 담화문에서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가 계속되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협박했다. 이어 “남한이 그렇게도 안보 위협을 느낀다면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게 더 현명한 처사”라며 “미국과 남한이 우리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면 고단할 정도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달 25일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 두 발을 쏜 것을 시작으로 이날까지 13일간 네 번의 미사일 도발을 했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어 북한의 미사일 도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문 대통령 '평화경제' 언급에 北 미사일로 응답…이번엔 내륙횡단 미사일
북한이 6일 새벽 두 발의 탄도미사일 무력 시위와 함께 발표한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에는 한·미 연합군사훈련을 맹비난하는 내용이 담겨 있다. ‘맞을 짓’ ‘단죄 규탄’이란 자극적인 단어를 사용하며 향후 협상 파기 가능성까지 언급하는 등 위협 수위를 높였다.
지난 6월 30일 미·북 판문점 회동 이후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비난을 자제해왔지만 이번에는 “거듭되는 경고를 무시하지 말라”며 비난의 화살을 날렸다. 한·미 연합훈련을 강력 견제하고, 조만간 이뤄질 미·북 간 비핵화 실무협상의 기선을 잡으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미국 14번 언급하며 맹비난
북한은 이날 외무성 대변인 담화문에서 “미국과 남한 당국의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위험 (한)계선에 이른 것과 관련해 이를 준열히 단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의 반발이 있을 것이라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우리를 자극하고 위협하는 합동군사연습을 기어코 강행하는 저의가 과연 어디에 있는가”라며 “미국과 남한은 우리로 하여금 국가 안전의 잠재적·직접적 위협들을 제거하기 위한 대응 조치들을 취하도록 떠민 책임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남한이 입만 벌리면 한·미 연합군사훈련이 방어를 위한 것이라고 말하는데, 그렇게도 안보 위협에 시달리고 있다면 차라리 맞을 짓을 하지 않는 것이 더 현명한 처사”라고 했다.
A4용지 두 장 분량 담화문에서 ‘미국’이란 단어를 14번 언급하며 미국을 직접 비난한 것도 눈에 띈다. 지난달 25일 이후 연달아 미사일 도발을 해온 북한은 하반기 예정된 미·북 실무협상을 감안한 듯 미국에 대한 비난을 피해왔다. 외무성은 “미국과 남한이 우리의 거듭된 경고를 무심히 대하고 요행수를 바란다면 우리는 그들이 고단할 정도로 값비싼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과 미국을 동시에 맹비난하면서도 대화 재개 여지는 남겨뒀다. 외무성은 “대화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우리 입장에는 변함이 없지만 군사적 적대행위들이 계속되는 한 대화의 동력은 점점 더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북 내륙 어디서든 남한 전역 타격 가능”
북한의 미사일 도발은 지난달 25일 이후 네 번째다. 2주 동안 3~4일 간격으로, 말 그대로 동해상을 두들겨 대는 무력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북한이 발사한 단거리 미사일의 고도를 37㎞, 비행거리는 450㎞, 최대 비행속도를 마하 6.9 이상으로 분석했다. 합참은 “한·미 정보당국은 이번 단거리 미사일을 지난달 25일 발사한 단거리 탄도미사일과 비슷한 비행 특성을 가진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며 “정확한 제원은 정밀 분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리 군은 현재까지 북한이 쏘아올린 발사체를 모두 신형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분석하고 있다.
하지만 북한은 지난달 31일과 지난 2일 발사체에 대해 우리 군 분석과 다른 ‘신형 대구경 조종방사포’ 시험 사격이라고 주장했다. 합참은 “이들 발사체의 속도가 마하 6 이상으로 탄도 미사일과 비슷하며 방사포로 보기에는 너무 빠른 속도”라고 분석했다.
이날 발사는 북한 동부에서 바로 동해상으로 쏘아 올린 최근 사격과 달리 북한 서쪽에서 내륙을 가로질러 동해로 발사했다. 언제 어디서든 남한 전역을 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과시하기 위한 것이라는 게 군 전문가들 분석이다.
청와대는 이날 국가위기관리센터에서 정의용 국가안보실장 주재로 관계부처 장관회의를 열고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서면브리핑에서 “현 상황을 엄중하게 인식하고, 한·미 간 긴밀한 공조 아래 관련 동향을 예의 주시하면서 철저한 감시 및 대비 태세를 유지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의 연이은 군사 행동은 내부 결속 및 향후 정세국면에서 주도권과 협상력을 제고하기 위한 차원”이라고 평가절하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