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상거래 기업 쿠팡의 음식 배달대행 서비스 ‘쿠팡이츠’가 배달의민족, 요기요 등 기존 사업자의 서비스에 도전장을 냈다. 최고 1만8000원에 이르는 최저시급을 보장하고 ‘배달비 0원’이라는 파격 마케팅에도 나섰다.

라이더 건당 7000원 받아 ‘업계 최고’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쿠팡이츠의 서비스 지역은 6일 기준 강남·관악·송파·서초 등 서울 10곳이다. 경기에서는 기흥·수지 등 두 개 지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지난 6월 송파에서 시범서비스를 시작한 뒤 점진적으로 대상 지역을 늘려가고 있다. 올해 안으로 전국 영업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쿠팡이츠는 지난해 11월 쿠팡이 일본 소프트뱅크 비전펀드로부터 20억달러(약 2조4000억원)의 투자를 받은 뒤 처음으로 선보인 신규 서비스다. 비전펀드가 20조원의 국내 음식 배달대행 시장 성장세를 높게 평가한 데 따른 것이다.

서비스를 확장하려면 레스토랑 확보뿐 아니라 일명 ‘라이더’로 불리는 배달대행 인력 확보도 중요하다. 문제는 기존 음식 배달대행 업체에 소속된 라이더 수만 약 2500명에 이른다는 점이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부족한 라이더를 확보하기 위해 쿠팡이츠가 빼든 카드가 파격적인 임금제다. 지역별로 1만3000~1만8000원의 최저시급을 보장한다. 법정 최저시급(8350원)보다도 두 배 이상 많다. 일단 쿠팡이츠 라이더가 되면 몇 건의 배달을 처리하든 최저시급 이상의 임금을 챙길 수 있는 셈이다.

건당 7000원의 수당도 지급하고 있다. 배달의민족, 요기요, 우버이츠 등 기존 사업자들이 평균 4000원 안팎의 건당 수당을 지급하는 것과 비교하면 많다.

‘단기간에 고액을 벌 수 있는 아르바이트’로 입소문이 나면서 쿠팡이츠 라이더 지원자는 빠르게 늘고 있다. 이날 기준으로 ‘쿠팡이츠 배달 파트너’에 등록된 카카오톡 이용자 수는 4800명을 넘어섰다.

음식 배달대행 출혈경쟁 가속화

쿠팡이츠는 또 고객이 얼마를 주문하든 배달비를 받지 않는다. 첫 주문 음식 가격의 20%를 할인해 주고 있다. 쿠팡 관계자는 “일정 시점까지는 이런 프로모션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쿠팡이츠가 파격적인 공세에 나선 것은 그만큼 시장 경쟁이 치열하다는 의미다. 시장 진입을 노리는 신규 사업자가 많다. 한국에 진입한 지 약 2년 되는 미국의 우버이츠 역시 영업 확대에 열을 올리고 있다.

우버코리아는 최근 모빌리티(이동수단) 담당 인력보다 우버이츠 담당 인력 비중을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버이츠는 건당 2500원의 배달료도 당분간 유지한다. 최고 1만원 수준에 이르는 배달의민족, 요기요 배달비와 비교하면 매우 싸다. 전자상거래 기업 위메프도 배달·픽업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다. 위메프의 O2O(온·오프라인 연계) 서비스 ‘위메프오’는 최근 KFC와 손잡고 대규모 페이백 이벤트를 열었다.

기존 양대 사업자인 배달의민족과 요기요는 바짝 긴장하고 있다. 두 업체는 최근 쿠폰·정기할인 혜택을 새롭게 내놓으며 ‘고객 잡기’에 나섰다.

배달의민족은 지난 1일부터 1만5000원짜리 쿠폰팩을 1100원에 제공하는 ‘배민 더하기 쿠폰팩’을 판매하기 시작했다. 요기요는 월 9900원을 정기 결제하면 최대 3만원의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는 ‘슈퍼클럽’을 운영 중이다.

업계는 당분간 이 같은 출혈 경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음식 배달대행 시장이 향후 2~3배 이상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윤희은 기자 sou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