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 맞아 가족·수학여행 등 '독도지킴이 여행'…"뭉클하고 울컥"
일본 대신 독도여행 인기…'독도선언문' 낭독
일본 정부가 한국을 백색국가(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하는 경제보복을 단행해 국내에서 반발 감정이 높아지는 가운데 한일관계의 상징적 지역인 독도가 8월 휴가철 여행지로 주목받는 분위기다.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상에는 '독도 여행'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고 가족이나 친구들과 독도로 여행을 떠난 시민들의 인증샷이 연이어 올라오고 있다.

자영업자 허정(47)씨는 초등학교 1학년과 3학년인 두 딸을 데리고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3일까지 독도 여행을 다녀왔다.

허씨는 7일 "가족들과 함께 독도에 가보는 것이 인생 '버킷리스트' 중 하나였다"며 "휴가 계획을 세우던 중 일본의 경제보복 등 사건이 발생해 '올해는 무슨 일이 있어도 꼭 독도에 가야겠다'고 마음먹게 됐다"고 말했다.

초등학생인 두 딸에게 독도를 꼭 보여주고 싶었다는 허씨는 "일제 강점기는 잊어서는 안 되는 가슴 아픈 과거"라며 "가슴 속에 묻어 놓고 조용히 힘을 기르는 것이 우리 딸들의 미래에 현명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독도와 울릉도에서는 일반 관광부터 스노클링·스쿠버다이빙·백패킹 등 다양한 활동이 가능해 앞으로 공항이 완성되고 젊은 감성이 더해진다면 대한민국 최고 여행지가 될 것 같다"고 덧붙였다.

관광학을 전공하는 대학생 박주영(22)씨도 얼마 전 2박 3일 일정으로 대학 동기 4명과 함께 독도를 찾았다.

박씨는 "평소 전공도 전공인 만큼 동기들과 여행을 자주 다닌다"며 "어릴 때부터 '독도는 우리 땅'이라고 배우지만 실제로 가본 사람은 많이 없어서 이번에 마음을 먹고 여행지로 선정했다"고 말했다.

독도 땅을 밟고 뭉클함을 느꼈다는 박씨와 동기들은 SNS상에 태극기를 들고 찍은 '인증샷'으로 여행을 기념했다.

박씨는 "일본의 경제 조치 이후 일본 여행을 안 가는 추세인데, 이럴 때 독도 여행을 가면 더 의미가 있지 않을까 생각도 했다"고 했다.

가족여행으로 2박 3일간 독도와 울릉도를 다녀왔다는 서은비(17)양은 "독도를 지키기 위해 어떤 활동이 진행되고 있는지 공부하는 차원에서 부모님과 여행을 다녀왔다"며 "감동적이고 인상 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평소 일제 강점기와 독립운동에 관심이 많았다는 서양은 "일본 제품 불매운동으로 일본 여행을 취소하는 사람도 많다고 들었는데 독도 여행이 늘어나는 데 영향을 미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일본 대신 독도여행 인기…'독도선언문' 낭독
충남외고에 재학 중인 이다은(16)양은 학교가 독도 문화연구학교로 지정된 덕에 독도 탐방 기회를 얻었다.

강풍으로 아쉽게도 독도 접안에는 실패했지만, 친구들과 5개 국어로 작성한 '기해년 독도 선언문'을 독도행 배 앞에서 낭독했다고 한다.

이양은 "울릉도에 발을 디딜 때 이유 모를 뭉클함을 느꼈다"며 "앞으로 우리나라의 역사와 문화를 바로 알리는 콘텐츠를 제작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