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품·소재·장비 국산 경쟁력 제고 강조…현장 목소리 정책 반영
직원들에 '克日' 자신감 당부…강소기업 육성해 경제 체질개선 모색
文대통령, 부품업체 방문…日수출규제 후 첫 현장행보
문재인 대통령은 7일 오후 경기 김포시의 정밀제어용 생산 감속기 전문기업 SBB테크를 방문해 직원들을 격려했다.

문 대통령이 일본 경제보복 사태 후 현장 방문 일정을 소화한 것은 처음이다.

정부는 앞서 일본의 수출규제에 대한 대책 중 하나로 국산 부품·소재·장비 분야를 집중 육성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국내 산업 경쟁력 강화로 이 분야에서 대일 수입 의존도를 줄이고 이번 사태를 오히려 한국 경제 체질 개선의 발판으로 삼겠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구상이다.

문 대통령이 이날 방문한 SBB테크는 반도체·LCD 장비 및 로봇 정밀제어 등에 필요한 감속기와 베어링 등을 생산하는 부품업체다.

1993년 설립돼 지난해 기준 92억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현재 직원은 84명이다.

이 업체가 생산하는 제품 중 감속기는 일본이 분류한 전략물자에 포함되지 않으나, 이 감속기의 핵심 부품인 베어링은 전략물자에 포함된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특히 이제까지 대부분 일본에서 수입해 오던 '로봇용 하모닉 감속기' 기술을 국내 최초로 개발한 업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다만 SBB테크는 이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한 뒤로도 실증 테스트를 완료하지 못해 소규모 시제품만 판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우선 현장에서 '형상가공-조립-성능·품질 검사'로 이어지는 감속기 제작 공정을 차례로 살펴보며 업체 관계자에게 자세한 설명을 들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임직원들과 간담회를 했다.

문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SBB테크처럼 기술력으로 무장한 강소기업에는 오히려 도약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일본을 이겨낼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고 노력해달라는 당부를 했다고 청와대는 전했다.

또 문 대통령은 노동자들의 애로사항과 건의사항을 직접 들었고, 이를 각 부처에서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해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기자들을 만나 "일본이 1천100개가 넘는 품목들 가운데 어떤 것을 잠글지 모르는 불안감과 불확실성이 있다"며 "(규제 대상이 되는) 품목들을 조기에 대규모 국내양산이 가능하도록 다방면의 지원을 하겠다는 것이 정부의 방침"이라고 밝혔다.

특히 로봇산업의 경우 최근 5년간 제조업용 연평균 17%, 서비스업용 연평균 13%씩 성장하고 있으며 2021년 전 세계 시장규모 제조업 236억 달러, 서비스업 202억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등 시장의 잠재력이 큰 만큼 집중 지원할 필요가 있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 발표 이후 국내 로봇제조 기업들과 성능 및 신뢰성 평가를 추진하기로 했으며, 이번 추가경정예산 지원 및 수요기업 연계 등을 통해 조기에 대규모 양산을 시작할 수 있도록 지원할 계획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