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가 훌루, ESPN+, 디즈니+ 등 동영상 스트리밍(실시간 전송) 3종 세트를 월 12.99달러에 제공한다고 밝혔다. 디즈니+만 시청하면 한 달에 6.99달러만 내면 된다. 세계 최대 동영상 스트리밍 업체인 넷플릭스보다 가격을 훨씬 낮춰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실적발표 자리에서 이 같은 내용을 공식 발표했다. 자체 동영상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의 구체적인 출시 일정도 밝혔다. 디즈니는 오는 11월12일 디즈니+를 선보이기로 했다.
디즈니+는 디즈니의 인기 캐릭터들이 등장한 드라마 등도 제공할 계획이다. 2019년 개봉한 모든 디즈니 영화들을 디즈니+에서 볼 수 있다. 내년에 개봉하는 ‘겨울왕국2’ 등도 독점 제공한다.
아이거 CEO는 “애플, 아마존, 구글 등과 협력해 디즈니+를 플랫폼을 통해 제공하겠다”며 “우리는 빠르게 규모의 성장을 이루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디즈니가 저가 요금제로 공세에 나서면서 넷플릭스, 아마존 등 기존 스트리밍 업체들과의 경쟁이 뜨거워질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미국 정보기술(IT) 전문매체 시넷은 “넷플릭스의 연중 시청률이 11월과 12월에 가장 높은 만큼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디즈니는 디즈니+와 훌루, ESPN+ 등 3종의 스트리밍 서비스를 묶어 12.99달러짜리 상품을 내놓는다. IT 전문매체 더버지는 “12.99달러짜리 묶음 상품은 넷플릭스 아마존 등 경쟁사의 단일 스트리밍 서비스 요금과 같거나 저렴한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각각 이용할 경우 디즈니+는 월 6.99달러, 훌루는 5.99달러, ESPN+는 4.99달러다.

ESPN+는 미 프로농구(NBA), 프로야구(MLB) 등 스포츠 채널을 전문적으로 제공하는 스트리밍 서비스다. 스포츠 콘텐츠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을 위협할 무기로 평가받고 있다.

디즈니는 2021년까지 북미, 유럽, 아시아태평양지역 등으로 디즈니+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2024년 말까지 최소 6000만~90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다는 목표도 제시했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