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일본 수출입화물도 영향 불가피, 올해 물동량 목표 달성 위태
미중 무역 분쟁 여파로 부산항 환적 물동량 증가세가 꺾이더니 지난달에는 결국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두 나라 무역 분쟁이 다시 격화하는 양상인 데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촉발된 한일 경제전쟁으로 수출입 물동량도 줄어들 가능성이 있어 올해 물동량 목표 달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8일 부산항 터미널 운영사들 집계에 따르면 지난달 신항과 북항 9개 터미널에서 처리한 컨테이너는 20피트짜리 기준 186만4천여개로 지난해 같은 달(181만4천여개)보다 2.7% 늘었다.

우리나라 수출입화물(89만5천900여개)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6.4% 늘었지만, 환적화물(96만8천300여개)은 0.5% 줄었다.

환적화물은 부산항에서 배를 바꿔 제3국으로 가는 다른 나라의 화물을 말한다.

부산항 환적화물은 한진해운 사태로 2016년 8월부터 8개월 연속 줄었다가 2017년 3월 증가세로 돌아선 이후 29개월 만에 다시 감소했다.

고공 행진하며 부산항 전체 물동량 증가를 이끌던 환적화물 증가세가 꺾이기 시작한 것은 올해 5월부터다.

지난해는 하반기 월 단위 증가율이 대부분 두 자릿수를 기록했고, 올해 들어서도 4월까지 월평균 증가율이 7.1%에 달했으나 5월에 1.9%로 급격히 낮아졌다.

6월에는 0.4%로 사실상 제자리걸음을 한 데 이어 7월에는 결국 마이너스 성장을 했다.

미중 양국이 상대국 수출품에 고율의 보복관세를 부과하는 바람에 교역량이 줄어든 것이 직접적인 요인으로 꼽힌다.

부산항 환적화물에서 두 나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50%에 가깝다.
미국이 9월부터 중국 수출품에 추가로 관세를 부과하기로 해 부산항을 거쳐 가는 환적화물이 더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은 예상을 깨고 높은 증가율을 보이지만 한일 경제전쟁이 큰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항만공사는 올해 물동량 목표를 정할 때 우리나라 수출입화물은 제자리걸음을 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2월(-2.5%)을 제외한 나머지 달에는 평균 5%가량 증가율을 유지하고 있다.

일본의 수출규제로 우리 기업들의 중간재 수입이 줄어들고, 한국의 맞대응으로 대일본 수출도 감소하면 부산항 물동량은 일정 부분 영향을 피할 수 없다.

한일 간 수출입화물이 부산항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 정도이다.
이런 악재들이 겹치면서 부산항만공사가 세운 올해 물동량 목표 달성에도 빨간 불이 켜졌다.

항만공사는 올해 수출입화물은 지난해보다 0.3% 줄고 환적화물은 8%가량 늘어날 것으로 예상해 2천250만개를 목표로 세웠다.

지난해 실적 2천166만7천개와 비교하면 월평균 3.9% 이상 증가율을 유지해야 달성할 수 있다.

7월까지 부산항 전체 물동량은 1천264만3천여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1천217만7천여개)보다 3.8% 증가했다.

현재로선 아슬아슬하게 목표에 근접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지만, 환적화물이 갈수록 줄어드는 데다 한일경제전쟁 여파가 남아 있어 전망이 어두울 수밖에 없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