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회사채 발행량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금리가 낮아지면서 기업들의 이자비용이 줄어든 상황에서 회사채에 대한 투자 수요가 견고하기 때문이다. 다만 대기업의 직접 자금조달 비중은 높아졌으나 중소기업은 여전히 은행 대출에 의존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계는 명확하다.

8일 한광열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 크레딧은 발행시장 위주로 유통시장에서의 거래는 많지 않았지만 최근 금융채 및 회사채의 유통 거래량이 증가하는 추세"라며 "발행량 확대는 크레딧 투자자의 투자 범위 확대와 유통 시장의 활성화로 이어질 것"이라 평가했다.

A등급의 발행량 증가폭이 다른 등급 대비 두드러졌다. A등급은 지난해까지 순상환을 기록했지만 올 상반기는 전년 동기 대비 전체 발행량이 60% 이상 증가하며 순발행으로 전환했다. 이에 따라 발행시장에서 A등급이 차지하는 비중은 22% 수준(과거 15% 내외)을 기록할 전망이다.

한 연구원은 "이는 미국 크레딧 시장에서 BBB의 비중 확대와 유사한 모양새다. 경제 둔화로 인한 기업 실적 저하에도 통화정책에 따른 금리 하락 및 시중 유동성 증가는 신용등급 중위군을 확대시키고 있다"며 "중위 등급 기업들의 신용 이벤트 발생 가능성은 크지 않기 때문에 중위험·중수익 투자자들의 투자 수요를 충족 시킬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다만 여전히 국내 크레딧 투자자 비중은 국내 기관이 99%로 절대적으로 많다. 연기금과 보험회사 비중이 가장 높으며 최근에는 은행 및 운용사의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당국의 규제에 따른 대출 증가 둔화와 저금리 추세, 채권 펀드 자금 유입 등이 주요 원인이다.

긍정적인 건 해외 투자자 비중이 확대 및 다변화되는 추세라는 점이다. 한 연구원은 "아시아 투자자 비중이 감소하고 미국 및 유럽의 비중이 늘고 있다"며 "투자자 다변화로 크레딧 시장 안정성이 제고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언급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