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산한 일본행 탑승수속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한산한 일본행 탑승수속 카운터. 사진=연합뉴스
7월 중하순부터 일본 불매운동이 본격화되며 우리 국민의 일본 내 신용카드 사용액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전업계 카드사 8개사가 발급한 신용카드로 우리 국민이 일본 내 가맹점에서 결제한 금액은 지난달 977억3000만원을 기록, 전년 동기 967억원 대비 1.1% 증가했다.

월 결제 총액은 증가했지만 주 단위 추세를 보면 시기별 차이가 드러난다. 7월 첫주는 전년 동기 대비로 카드 사용액이 19.3%, 둘째주는 13.1% 늘어났다.

셋째주부터는 0.4% 감소하기 시작했고 넷째주는 5.3% 줄었다. 8월로 이어지는 다섯째주(7월29일~8월4일)는 19.1%로 감소폭이 확대됐다.

이 금액은 일본에 간 국내 여행객, 일본 유학생, 기업·관공서 주재원 등을 모두 포함한 결과다. 유학생과 주재원의 사용액 변동이 크지 않고 온라인 결제금액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하면 국내 여행객이 감소한 결과로 추론할 수 있다.

실제 출국자 수도 카드 사용액과 비슷한 추이를 보인다. 국토교통부 항공통계에 따르면 일본으로 떠난 국제선 여객 수는 올 상반기 1122만788명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4.0% 증가했다.

엔화가 올 초 하향 안정화하면서 일본 관광 수요가 늘었고, 저가항공사를 중심으로 운항 횟수도 전년 동기 대비로 7.7% 증가했다.

하지만 7월 초 일본의 1차 수출규제 이후 반일 분위기가 고조되며 7월16∼30일 보름간 인천공항을 이용해 일본 여행을 다녀온 승객은 46만7249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7만2411명(13.4%) 감소했다. 본격적인 휴가철인 7월 중하순에 관광객이 몰리는 것을 감안하면 전달보다 여행객이 감소한 것은 이례적이다.

한 카드사 관계자는 "경제보복 초기에는 예약해 놓은 일본 여행을 위약금 때문에 갈 수밖에 없었다면 7월 중순 이후에는 일본행 여행을 취소할 여유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며 "카드사들도 관련 이벤트를 시작하거나 홍보를 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실제 우리카드는 6월 28일 일본 대표적 쇼핑 장소인 돈키호테, 빅 카메라, 훼미리마트 등에서 할인 혜택을 주는 '카드의정석 제이쇼핑'을 출시했다가 일본의 수출규제가 발표되며 닷새 만에 판매를 중단했다.

신한카드는 비자와 JCB 등 국제 브랜드사가 비용을 부담해 일본 관련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고 홈페이지에서 홍보했다가 여론을 의식해 지난주에 내렸다. 롯데카드도 내년 3월까지 일본 마루이백화점과 제휴해 10% 할인해주는 행사를 홈페이지에 게시했다가 관련 내용을 삭제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