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 건물 전경.(사진=농협금융지주)
농협금융지주 건물 전경.(사진=농협금융지주)
NH농협금융지주는 미래성장 기반 마련의 큰 축으로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전환과 글로벌 진출을 강조하고 있다.

농협하면 올드한 이미지가 강했지만 최근에는 디지털과 혁신에 앞장서면서 쇄신에 나섰다. 해외 진출에 있어서는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후발주자지만 압축성장을 위한 계열사간 협업을 적극 추진 중이다.

8일 농협금융에 따르면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취임 당시 농협금융의 변하지 않는 기본으로 수익창출력, 고객신뢰, 협업 그리고 미래를 위한 혁신 등 네 가지 키워드를 제시했다.

또 리츠운용 설립을 통한 부동산금융 진출, 증권 발행어음 및 캐피탈 렌터카 사업개시 등 신 사업영역을 개척하고 각 회사의 특성을 고려해 평가기준을 개선하는 등 장기적인 수익창출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아울러 자회사간 협업을 통해 국내외 투자은행(IB) 자산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하고 금융·경제 부문을 연계해 범농협 'NH멤버스'를 구축하는 등 시너지 창출 역량을 강화했다. 24시간 잠들지 않은 은행 구축 및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를 도입하는 등 미래 금융트렌드에 부응하기 위한 기반도 조성했다.

◆ 속도감 있는 '디지털 전환'으로 성장기반 강화

김 회장은 농협금융의 경영체질 개선을 가속화하고 미래 성장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속도감 있게 디지털 전환 나선다는 방침이다. 상품 위주의 디지털화에서 벗어나 전략, 상품개발, 마케팅, 업무 등 전 부문에 걸쳐 디지털 금융회사로의 전환을 추진한다.

이달 말까지 전략과 실행방안을 수립하고, 다음달부터 우선순위 따라 실행과제를 추진할 예정이다.

현재 지주와 금융계열사가 함께 준비중인 디지털 전환은 부문별 사업을 디지털 기반으로 플랫폼화하는 것이다.

혁신금융의 일환으로 각 자회사의 개별 투자업무를 하나의 플랫폼으로 결합해 농산업과 디지털 분야에 대한 농협금융만의 모험자본 투자를 활성화할 계획이다. 혁신금융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최고경영자협의회 내 혁신금융추진협의회를 운영키로 했다.

농협금융은 정부의 금융혁신서비스에도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NH농협손해보험의 '온-오프(On-Off) 해외여행보험'은 금융위원회가 금융산업의 경쟁력 제고와 국민 편익향상을 위해 '금융규제 샌드박스' 제도를 도입한 후 올 4월 1차 혁신금융서비스로 선정됐다.

이후 온라인에서 모바일 보험 선불쿠폰을 할인된 가격에 구매하거나 선물할 수 있는 '모바일 보험 선불쿠폰 서비스'도 또 하나의 혁신 서비스로 인정받았다.

농협금융은 내부 업무를 자동화하고 조직 문화도 스마트데스크·클라우드·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오피스와 애자일(agile) 조직 등으로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이를 위해 신규 직원을 대상으로 전문가 수준의 IT·디지털 교육을 실시하고, 빅데이터 분석 전문가인 '데이터 사이언티스트'를 내년까지 1000명 이상 늘릴 계획을 밝혔다.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 여섯번째)과 찐 응옥 칸 아그리뱅크 회장(김 회장 오른쪽).(사진=농협금융지주)
김광수 농협금융지주 회장(왼쪽 여섯번째)과 찐 응옥 칸 아그리뱅크 회장(김 회장 오른쪽).(사진=농협금융지주)
◆농업금융 역량 살려 글로벌 공략

해외 진출 전략은 강점인 농업금융의 역량을 십분 발휘한다는 것이다. 특화된 사업을 창출하고 진출국의 농업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위해 농촌 개발 수요가 큰 신흥 성장 국가의 농업 관련 유수 기업과 그룹 차원의 협력 관계를 맺고, 계열사 간 연계를 통해 사업화하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현재 중국의 협동조합 조직인 공소그룹, 베트남의 농업부문 국영은행인 아그리뱅크, 미얀마 현지 기업진단인 투(HTOO)그룹과 연계해 농기계 유통 및 연계 금융사업 협력을 진행 중이다. 합작회사 설립 등 가시적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김 회장은 "농협금융이 글로벌사업 후발주자로서 현지에 조기 안착하기 위해 무엇보다도 현지 금융당국과의 긴밀한 교감, 협력을 동반한 유연한 확장 및 농협금융만의 차별화된 사업 등이 중요하다"며 "국가별 금융당국과 현지 고객이 필요로 하는 요건에 적합한 맞춤식 글로벌 현지화 전략을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홍콩과 뉴욕에 해외 자산운용 거점도 육성 중이다. 이를 통해 계열사의 글로벌 투자기회 및 자산운용 역량 강화에 힘쓰고 있다. 농협은행과 농협중앙회 상호금융 전문인력을 현지에 파견, 증권과 협업을 통한 공동 상품개발 및 투자대상 발굴을 진행한다는 것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베트남 현지 합작증권사의 지분을 100% 확보한 이후 300억원 증자를 실시했다. 종합증권회사로 도약하기 위해 IT 등 영업인프라를 재구축하고 있다. 글로벌 사업의 핵심 거점인 NH투자증권 홍콩법인에서는 계열사 및 범농협 자산운용 시너지 효과 창출을 위한 농협금융 파이낸셜 센터를 운영 중이다.

베트남에서는 농협은행 하노이지점이 설립 2년만인 지난해 흑자를 달성했다. 아그리뱅크와 무계좌 송금서비스, 교차 마케팅 등을 통해 현지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금융·경제 사업을 포괄하는 범농협의 특별한 정체성과 역량이 있기에 해외 유수 기업과 협력관계 수립 및 강화가 가능했다"며 "앞으로도 이를 적극 활용해 사업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차은지 한경닷컴 기자 chacha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