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 반기결산]농협금융① 2기 김광수호, 보험 체질개선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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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올 상반기 모두 사상 최대 실적
보험 계열사 부진은 '아픈 손가락'
보험 계열사 부진은 '아픈 손가락'
지난해 5월 취임한 김광수 NH농협금융지주 회장(사진)의 현재까지의 성적표는 'A'다. 'A+'를 받지 못하는 것은 계열 보험사들의 부진 때문이다. 다른 금융지주들이 인수합병(M&A) 등을 통한 비은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2년차 김광수호의 우선 과제는 보험 자회사들의 체질개선이란 평가다.
8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지주의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997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초 김 회장이 제시한 1조5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순이익도 역대 최대였다.
◆ 농협에 '젊음'을 입히다
김 회장은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금융정책과 관련된 핵심부서를 거친 금융전문가란 평가를 받는다. 또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역임해 핀테크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금융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관료 출신임에도 오히려 농협금융의 '관료화'를 지적하며 내부혁신과 업무환경 개선 등을 추진했다.
특히 디지털금융을 통한 혁신을 취임 이후부터 꾸준히 진행해나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고객의 투자성향과 위험도에 맞는 상품을 공급하기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NH빅스퀘어'를 구축했다. 올 2월에는 농협중앙회와 함께 범농협 계열사의 회원과 포인트 제도를 통합 관리하는 'NH멤버스'를 출범시켰다.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해 24시간 잠들지 않은 금융을 만들기도 했다.
자회사 및 직원 소통에 있어서도 '젊음'을 입히고 있다. 직원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기 위해 젊은 직원으로 구성된 '청년이사회'를 운영 중이다. 보수적 이미지의 농협금융에 변화의 바람을 계속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보험 계열사, 여전히 아픈 손가락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의 호실적이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8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고, NH투자증권의 순이익도 2785억원으로 13.7% 늘었다.
아픈 손가락은 보험 계열사다.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농협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8% 급감했다. 농협손보도 59억원을 기록해 71.4% 줄었다. 생명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으로 인한 환 헤지(위험회피)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손보는 지난 4월 발생한 강원도 산불로 보험금 지급 예정 금액이 커졌다.
지난 1월 김 회장이 직접 '농협보험 경영혁신위원회'를 열고 업황 및 실적 악화에 대한 대응에 나섰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이 특정 계열사를 대상으로 혁신위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의 악화 등 보험 계열사의 침체는 지속 중이다. 올 상반기 농협생명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04%로 지난해보다 0.12%포인트 낮아졌다. 농협손보의 ROA는 0.11%로 지난해보다 0.31%포인트 악화됐다. ROA는 자산 대비 얼마나 이익을 냈냐를 보여주는 지표다.
문제는 보험사가 2022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적용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자본확충 없이는 사업 확장이 어렵게 된다. 농협금융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분야 M&A에 소극적인 이유 중의 하나기도 하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보다 활용할 수 있는 자본이 적은 점도 있지만, 현재는 체질개선이 우선이라는 게 내부의 생각"이라며 "2014년 인수한 NH투자증권처럼 좋은 매물이 나온다면 언제든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
8일 농협금융지주에 따르면 올 상반기 지주의 지배주주지분 순이익은 9971억원으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연초 김 회장이 제시한 1조5000억원 달성은 무난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순이익도 역대 최대였다.
◆ 농협에 '젊음'을 입히다
김 회장은 제27회 행정고시에 합격하고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원회 등 금융정책과 관련된 핵심부서를 거친 금융전문가란 평가를 받는다. 또 금융정보분석원 원장을 역임해 핀테크와 빅데이터 등 디지털금융에 대한 이해도도 높다. 관료 출신임에도 오히려 농협금융의 '관료화'를 지적하며 내부혁신과 업무환경 개선 등을 추진했다.
특히 디지털금융을 통한 혁신을 취임 이후부터 꾸준히 진행해나가고 있다. 그는 지난해 고객의 투자성향과 위험도에 맞는 상품을 공급하기 위한 빅데이터 플랫폼 'NH빅스퀘어'를 구축했다. 올 2월에는 농협중앙회와 함께 범농협 계열사의 회원과 포인트 제도를 통합 관리하는 'NH멤버스'를 출범시켰다.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에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를 도입해 24시간 잠들지 않은 금융을 만들기도 했다.
자회사 및 직원 소통에 있어서도 '젊음'을 입히고 있다. 직원의 아이디어와 의견을 자유롭게 공유하기 위해 젊은 직원으로 구성된 '청년이사회'를 운영 중이다. 보수적 이미지의 농협금융에 변화의 바람을 계속 불어넣고 있는 것이다.
◆보험 계열사, 여전히 아픈 손가락
농협은행과 NH투자증권의 호실적이 2012년 농협금융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이끌었다. 농협은행의 상반기 순이익은 84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5% 증가했고, NH투자증권의 순이익도 2785억원으로 13.7% 늘었다.
아픈 손가락은 보험 계열사다. NH농협생명보험과 NH농협손해보험의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농협생명의 상반기 순이익은 12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8% 급감했다. 농협손보도 59억원을 기록해 71.4% 줄었다. 생명은 한국과 미국의 금리역전으로 인한 환 헤지(위험회피) 비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손보는 지난 4월 발생한 강원도 산불로 보험금 지급 예정 금액이 커졌다.
지난 1월 김 회장이 직접 '농협보험 경영혁신위원회'를 열고 업황 및 실적 악화에 대한 대응에 나섰지만 상황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 김 회장이 특정 계열사를 대상으로 혁신위를 주재한 것은 처음이었다.
그러나 수익성 지표의 악화 등 보험 계열사의 침체는 지속 중이다. 올 상반기 농협생명의 총자산이익률(ROA)는 0.04%로 지난해보다 0.12%포인트 낮아졌다. 농협손보의 ROA는 0.11%로 지난해보다 0.31%포인트 악화됐다. ROA는 자산 대비 얼마나 이익을 냈냐를 보여주는 지표다.
문제는 보험사가 2022년 새로운 회계기준(IFRS17) 적용을 앞두고 있다는 것이다. IFRS17이 도입되면 부채의 증가가 예상되기 때문에 자본확충이 필요하다. 자본확충 없이는 사업 확장이 어렵게 된다. 농협금융 다른 금융지주에 비해 비은행 분야 M&A에 소극적인 이유 중의 하나기도 하다.
농협금융 관계자는 "다른 금융지주보다 활용할 수 있는 자본이 적은 점도 있지만, 현재는 체질개선이 우선이라는 게 내부의 생각"이라며 "2014년 인수한 NH투자증권처럼 좋은 매물이 나온다면 언제든 인수를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민수 한경닷컴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