렌털과 자원개발 등 사업 다각화에 성공한 종합상사들이 재도약하고 있다. 한때 수출을 전담하면서 승승장구하던 국내 종합상사들은 2000년대 들어 기업들이 직접 원재료 수입과 완제품 수출을 담당하며 위세가 꺾였다.

"렌털사업·가스전이 효자네요"…SK네트웍스·포스코인터 '희색'
8일 업계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올해 2분기(4~6월) 영업이익 521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44.3%나 껑충 뛰었다. SK네트웍스가 지난 1월 인수한 AJ렌터카가 실적 개선에 효자노릇을 했다.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가까운 248억원이 AJ렌터카에서 나왔다. SK매직의 신규 렌털 사업과 스피드메이트의 차량 관리 사업도 호조세를 띠고 있다. 가스레인지와 정수기, 비데 등 생활가전 제조업체인 SK매직은 신규 렌털 계정을 확대해 작년보다 18% 늘어난 168만 계정을 달성했다. 2016년부터 SK네트웍스 경영을 맡고 있는 최신원 회장이 추진한 ‘종합 렌털 기업’으로의 변신 노력이 성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인터내셔널도 2분기 18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분기 기준으로 역대 최대치다. 미얀마 가스전에서만 전체 영업이익의 70% 가까운 1243억원이 나왔다. 옛 대우그룹이 1990년대부터 개발을 추진한 미얀마 가스전은 2013년 상업생산 이후 포스코인터내셔널의 ‘캐시카우’(현금 창출) 역할을 하고 있다. 포스코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2단계 개발사업도 추진 중이다. 8정의 생산정을 개발하는 것으로 총사업비가 3000억원에 달한다. 이 회사는 포스코와 민간 발전사인 포스코에너지 등 포스코그룹 계열사들이 별도로 수입하던 액화천연가스(LNG) 트레이딩 업무를 도맡는 등 에너지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반면 신재생 발전사업 및 석탄, 팜오일 등 신사업이 주춤한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LG상사는 영업이익이 전년보다 각각 52.6%와 7% 줄어드는 등 실적이 뒷걸음질했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