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이 지난 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이 지난 7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스마트폰 사업 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올 상반기엔 시장 점유율 높이기에 우선순위를 뒀다. 하반기엔 수익성 확보에 힘쓰겠다.”

고동진 삼성전자 IM(IT·모바일)부문장(사장)은 지난 7일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서 갤럭시노트10을 공개한 직후 한국 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장 점유율은 생명이고, 수익은 인격이다. 생명을 먼저 확보한 뒤 인격을 챙겨야 한다”고 비유했다.

상반기 삼성전자 IM부문 실적은 나빴다.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40% 이상 줄었다. 세계 시장 점유율을 확보하려고 중저가폰에 신기술을 넣고 마케팅 비용을 쏟아부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인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노트10+, 5세대(5G) 이동통신 스마트폰을 많이 팔아 수익성을 회복한다는 전략이다. 하반기엔 첫 폴더블폰인 갤럭시폴드와 중저가폰인 갤럭시A 시리즈의 5G 모델도 내놓는다.

고 사장은 “세계 스마트폰 시장이 역성장하는 추세이지만 5G 스마트폰이 수요를 끌어올리는 견인차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했다.

갤럭시노트10에 대해선 디자인과 S펜 성능에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는 “갤럭시노트10의 카메라 구멍을 중앙으로 옮기고 구멍 크기를 줄이는 데 최신 기술을 적용했다”며 “S펜엔 처음으로 배터리를 탑재해 이용 시간을 늘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전 제품보다 크기가 작아진 갤럭시노트10은 유럽 지역과 여성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 것”이라고 예상했다.

고 사장은 다음달 출시를 앞둔 갤럭시폴드 이야기가 나오자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가슴을 열어보면 시커멓게 돼 있을 것”이라며 “새로운 혁신을 시도하면 많은 새로운 도전에 직면한다”고 했다. “올해 갤럭시폴드는 한국을 포함한 20여 개국에서 한정 수량만 출시할 것”이라며 “판매량은 100만 대에 못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출시 일정이 5개월가량 미뤄진 영향이다. 삼성전자는 애초 올해 갤럭시폴드를 약 100만 대 판매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중 무역전쟁과 일본의 화이트리스트(수출절차 간소화 국가) 한국 배제 등 불안정한 국제 정세 영향에 대해 묻자 “스마트폰 사업도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2015년 사장이 되고 나서 한 번도 ‘내년은 위기다’라고 말해본 적이 없는데 올해 말에는 조심스럽게 이런 얘기를 꺼낼 것 같다”고 말했다.

특히 일본의 수출 규제가 “3~4개월 이상 장기화하면 영향이 없을 수 없다”고 했다. 다만 “4차 협력업체까지 (부품 재고 등을) 파악한 결과, 갤럭시노트10과 갤럭시폴드 등 하반기 신제품 생산에는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날 갤럭시노트10 공개 행사에는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대표와 스티브 몰렌코프 퀄컴 대표가 깜짝 등장했다. 고 사장은 “5G 상용화를 계기로 지난 10년간의 기술 발전이 앞으로 3년간 이뤄질 정도로 기술 발전 속도가 빨라질 것”이라며 “이런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개방형 협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뉴욕=전설리 기자 slj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