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권파측 위원장들 "분란 조장하지 말고 나가라" 규탄
정동영 사실상 '공동대표체제' 제안에 대안정치 거부…천정배 "루비콘강 건넜다"


제3지대 창당을 둘러싸고 정계개편 신호탄을 쏘아 올린 민주평화당 분당 움직임이 원외 위원장으로까지 확대될 조짐이다.

비당권파 의원 10명이 오는 12일 탈당을 예고한 데 이어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들도 이에 가세하면서 원심력은 갈수록 커지는 상황이다.

부좌현 경기도당위원장을 비롯한 수도권·부산·충청·강원 지역위원장 20명은 내주 비당권파 의원 모임인 '변화와 희망의 대안정치연대'(대안정치)와 뜻을 함께하고 탈당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9일 알려졌다.

부 위원장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의원들의 탈당이 이뤄지면 14일 원외 위원장 중심으로 모임을 갖고 거취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안정치와 향후 활동에서 어떻게 보조를 맞출지 논의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이에 맞서 당권파 측인 홍성문 서울 마포갑 지역위원장을 비롯한 지역위원장 35명은 이날 대안정치를 규탄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대안정치는 평화당의 창당정신을 왜곡·훼손하지 말라"며 "탈당을 결의한 대안정치는 곧바로 탈당을 결행하고 더이상 당과 당원들의 분란을 조장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런 가운데 평화당 당권파와 비당권파 의원들 사이에선 냉랭한 기운만 감돌고 있다.

정동영 대표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비당권파 의원들을 향해 "다른 선택을 모색하는 데 대해서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며 "남아 있는 시간 동안 최대한 설득하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분당 초읽기' 평화, 원외위원장도 분열…일부 위원장 탈당 가세
그러면서도 "기어코 탈당의 길을 간다면 나가서라도 국민의 사랑받는 정치의 길을 모색하기 바란다"며 "나가든, 나가지 않든, 왜 정치를 하는가에 대한 부분에서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앞서 정 대표는 대안정치가 탈당 계획을 밝힌 전날 정대철 상임고문을 만나 중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정 고문을 '가교' 삼아 당 대표와 신당창당위원장이 함께 당을 이끄는 사실상의 '공동대표 체제'를 대안정치 측에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대안정치는 당초 요구사항이던 '당 대표 사퇴' 조건을 고수하면서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대안정치는 이날도 정 대표를 비롯한 당권파를 향해 "대화는 할 만큼 했다"며 단호한 입장으로 응수했다.

대안정치 대변인인 장정숙 의원은 통화에서 "정 대표가 대표직 사퇴 등 우리의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변하는 것은 없다"며 "지금은 선택할 때이지 대화할 때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천정배 의원도 통화에서 "대화를 한다고 하지만 '끝까지 설득했다'는 명분용"이라며 "루비콘강을 건넜고, 실질적으로 끝난 것 같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