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여파로 중국의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이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이에 따라 중국의 디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하락)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7월 PPI가 작년 같은 달보다 0.3% 하락했다고 9일 발표했다. 전달 상승률(0.0%)과 시장 예상치(-0.1%)에 크게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16년 8월 이후 첫 마이너스다.

원자재와 중간재 가격, 제품 출고가 등을 반영하는 PPI는 제조업 활력과 관련된 경기 선행지표 중 하나다. PPI가 마이너스로 전환되면 통상 디플레이션 전조로 해석한다. PPI는 일정한 시차를 두고 소비자가 실제로 느끼는 물건 값을 반영하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중국의 PPI 상승률은 지난해 6월 4.7%를 기록한 뒤 올해 1월까지 7개월 연속 둔화했다. 이후 3월과 4월 반짝 반등했지만 5월부터 다시 떨어지기 시작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통상 압박 강화로 중국 안팎의 수요가 위축되면서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날 함께 발표된 7월 CPI는 작년 동기 대비 2.8% 올랐다. 전달 상승률(2.7%)을 소폭 웃도는 수치다.

중국 위안화 기준환율은 이틀 연속 ‘포치(破七: 달러 대비 위안화 환율이 7위안을 넘는 것)’를 기록했다. 인민은행은 이날 미국 달러 대비 위안화 기준환율을 전날보다 0.14% 오른 7.0136위안으로 고시했다. 이로써 위안화 기준환율은 전날(7.0039위안)에 이어 이틀째 달러당 7위안을 넘었다.

미국과 무역전쟁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중국은 홍콩 시위를 놓고서도 미국과 충돌했다. 미국 국무부는 8일(현지시간) 홍콩 시위 주도자들과 홍콩 주재 미국 영사가 만나는 장면이 포착된 사진과 신상정보가 언론에 공개된 것과 관련, 중국 정부를 겨냥해 “폭력배 정권이나 하는 짓”이라고 맹비난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